서울여행지 : 용산 전쟁기념관, 전쟁과 평화.

용산 전쟁기념관 : 동족상잔의 비극의 끝엔 평화가 올 수 있을까?

역사가 기록된 순간부터 인류에게 전쟁이 없던 시간을 얼마나 있었을까? 기록되지 않은 전쟁까지 생각해보면 단 일 년도 지구에 전쟁이 없었던 해는 없을 듯하다.

 

비참하지 않은 전쟁이 있겠냐마는 우리에게도 아픈 전쟁의 역사가 많다. 용산 전쟁기념관은 우리나라의 전쟁 역사에 대해 알 수 있고 특히나 대한민국 근대사의 비극 중 하나인 6.25 전쟁을 꽤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1호선 남영역과 4,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 인근에 자리한 용산 전쟁기념관. 삼각지역 방향에서 걸어왔다면 서문 인근에 있는 형제의 상을 반드시 보게 될 것이다. 한국군 장교인 형과 인민군 병사였던 동생이 극적으로 만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잘 나타내고 있다.

 

평화의 광장에 자리한 6.25 전쟁 조형물은 6.25 전쟁 정전 50주년을 맞아 설치한 조형물이다. 주 조형물 아래 사람 조형물은 38인의 호국 군상으로 6.25 전쟁에 참여한 각계각층을 표현한다. 

 

전쟁기념관은 용산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생기기 전까지 용산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박물관이었을 것이다. 메인 건물의 규모만 하더라도 상당하다.

 

또한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 공간인 옥외 전시실에도 다양한 조형물과 대형장비 등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유엔 참전국 기념비 또한 2015년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아 6.25 전쟁 참전국에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세운 조형물로 어떤 나라가 어떤 방식으로 6.25 전쟁에 참여해 우리나라를 도와주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옥내 전시실 또한 여러 전시실이 있는데 다 둘러보는 데는 2~3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우리는 호국추모실과 전쟁 역사실은 건너뛰고 6.25 전쟁실부터 둘러보았다. 6.25 전쟁실은 1실과 2실로 나누어져 있는데 6.25 전쟁의 발발 상황서부터 상세하게 명시가 되어 있다.

 

6.25 전쟁 발발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에 비해 군사력이 상당히 약세였던 남한. 결국 평화라는 것은 나부터 강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관람에 집중하다 보니 사진은 그렇게 많이 찍지 못했는데 내가 블로그에서 너무 많이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보게 되면 의미가 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둘러보진 않았지만 계단 난간에서 볼 수 있었던 거북선 모형.

6.25 전쟁은 참 드라마틱한 일들이 많이 있었다. 북한의 남침으로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다가 맥아더의 인천 상륙작전으로 북한의 보급로를 차단한 국군이 거의 통일을 목전까지 둔, 해방 이후 통일에 가장 근접한 순간까지 분명 갔었다.

 

하지만 중공군 개입으로 다시 점점 후퇴하게 되어 그 유명한 흥남철수까지 이르게 된다. 흥남철수는 말로만 들었지 사실 정확한 피난민 규모는 알고 있지 못했는데 배를 통해 무려 10만 명에 가까운 피난민을 대피시켰다는 사실에 새삼스레 놀라고 말았다.

 

전쟁의 큰 틀은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의 이야기까지 잘 담아낸 것이 특별히 더 좋은 부분이었다. 만약 저 당시 순국선열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당연시되는 자유는, 당연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전쟁으로 피폐화된 국토와 이를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분들의 노고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자유를 위해 함께 싸워준 수많은 나라에게도 감사할 일이다. 다만 그 당시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서 열강에 의해 나라의 운명이 갈린 점은 한민족에게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아쉬울 순간일 것이다.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인류애는 있었고 사람들은 웃기도 했다. 지독히도 가난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어느덧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인정해주는 더 이상은 작지만은 않은 나라가 되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책임과 의무도 늘어났다 생각한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 그리고 민주주의까지 혹독하게 우리 손으로 쟁취해 민주화의 경험도 말해줄 수 있는 나라. 나는 우리나라가 힘도 있지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시실을 둘러보다 보면 유엔 참전국 국기가 그려져 있는 스탬프를 찍을 수 있도록 해주어서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 있다. 나는 그중에서 캐나다 국기가 예뻐 보여(마침 가을 끝 무렵이기도 했고) 캐나다로 선택했다.

 

6.25 전쟁 실과 유엔실만 본 게 아니라 이후에 기증실, 해외파병실, 국군 발전실까지 보았지만 사진으로는 별로 남기지는 않았다. 월남전,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도 알 수 있고 우리나라 국군과 무기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 수도 있었다.

 

이 정도 수준의 박물관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특별전시를 제외한 상설전시는 무료이기 때문에 시간이 난다면 전쟁기념관을 한번쯤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쟁과 분단의 역사적 아픔을 딛고 이제는 화합과 평화번영을 꿈꾸는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분단 역사의 끝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우리를 얕잡아 볼 수 없을 만큼 충분한 힘을 가져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피를 흘리지 않고 쟁취한 민주주의는 없듯이, 힘없는 평화라는 것도 성립될 수 없는 말이다. 

 

관람을 마치고 용산역으로 가는 길에는 점점 번화하고 있는 용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6.25 전쟁이 발발했던 당시 용산에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하지만 우리는 결코 공짜로 얻은 발전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것만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부던히 노력하다 보면 언제 가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때는 전쟁기념관이 아닌 평화기념관이나 통일기념관을 갈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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