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오사카여행 생애 첫 해외자유여행 시작~

 

 

 

생애 첫 자유여행을 떠나며

 

 

누구에게나 태어나서 처음인 순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기존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이전한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처럼요. 비행기를 처음 탄 것은 고등학교 때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면서였고 첫 해외여행은 2008년 아버지가 계신 상해로 여행 같지 않던 여행을 떠났던 때였습니다. (아버지 회사도 들리고 숙소도 들리고 영 엉망진창이라 상해 이미지만 나빠졌던 여행이었어요^^; 사실 이여행기부터 시작하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사진 파일이 어디론가 모두 증발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계획한 제 첫 해외자유여행은 일본 오사카, 간사이 지방 여행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여행도 어느 정도 연습이 필요하다 보는데 국내에서 내일로를 두 번 갔던게 큰 자산이었죠.

 

하지만 도무지 언어가 낯선 땅에 누구의 도움 없이 (친구가 있다지만) 다닌다는 것은 누구나 쉽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일정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패키지 여행을 고집하기도 하니까요.

 

온전히 제 힘으로 일정도 짜고 고민도 해보며 막막하기도 했지만 즐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이로부터 2012년 유럽여행을 떠나기까지 3년간 해외 여행 공백은 있지만 아마 이 때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2012년의 도전도 쉽사리 마음먹진 못했을 것 같네요.

 

 

한국을 떠나 간사이로

 

이 사진을 보니 부평에서 오래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천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을 향하던 순간은 긴장 반 설렘 반이었을 겁니다. 인천공항에선 정신이 없었는지 별 사진이 없네요. 이 때 선택한 항공사는 일본항공. 이 당시엔 호텔까지 직접 예약한 것은 아니고 에어텔처럼 항공하고 호텔을 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했었습니다.

 

 

 


간사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비가와서 불안감에 떨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비가 곧 그쳤습니다. 간사이 공항에서부터 멘붕이었는데 주유패스인가 간사이패스인가를 사려고 역무원 한테 티켓이라던지 패스라던지 아무리 말해봐도 못 알아 듣는 겁니다.

 

한참 역무원이랑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우리 일본 역무원 머리를 엄청 굴리더니

 

"티케또?"

 

이러더라구요. 일본 영어 심각하단 소리는 익히 들었지만 공항 역무원이 그 정도일줄은 몰랐던 거지요.

 

오사카, 처음부터 꼬인다.


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이 있고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지방이 있습니다. 관서를 일본말로 하면 간사이가 되는 거지요. 오사카는 인구면에서는 요코하마에게 밀리긴 해도 관서지방의 메인 도시로 실질적인 일본의 제2도시로 불리고 있습니다. 도쿄와 오사카를 놓고 많이 비교 했지만 결국 오사카로 한건 오사카가 그래도 일본색이 많이 남아 있고 맛집도 많다는것! 그리고 주위에 교토나 고베 나라(나라는 안가긴 했지만요)등 함께 둘러보기 좋은 도시들이 많다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난바역에서 도착해서 숙소가 있던 혼마치역에는 잘 도착했으나 첫 시작부터 꼬이고 마는게 크게 두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호텔 체크인시간이 안되어  혼마치역인가 어딘가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역사박물관인가 어딘가를 갔습니다. 근데 웃긴게 상설 전시를 안하고 무슨 일본불교 관련 특별 전시만 하더군요. 비를 맞아가며 첫 일정을 소화했는데 헛방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쳐서 뭐라도 먹을까 하다 맛있어 보이는 집을 들어갔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음식점이었거든요. 굉장히 맛있었고 현지인도 많이 찾는 맛집이었지만

 

왜 서서먹는거죠???

 

다리가 아프다 하며 혼마치역으로 돌아와 짐을 찾고 호텔을 찾는데 호텔을 찾다 길까지 잃어버렸습니다. 저 혼자였으면 상관 없었는데 쿠(아까 위에서 보이던 인물입니다. 10여년 동안 함께한 동생이자 친구랄까요 ㅎㅎ)와 같이 다녔기 때문에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했죠.

 

길을 걷다가 너무 아닌거 같아 일본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는데 이 분은 또 너무 친절이 넘쳐서 탈이었어요. 길을 모르시면 모른다 하고 그냥 가시면 되는데 계속 지도를 붙들고 이 호텔이 이쪽인가 저쪽인가 찾더라구요. 아마 10분 넘게 그러고 있었던 거 같아요. 결국 제가 혼마치역이 어디냐고 물어서 저희가 완전히 반대로 왔음을 깨닫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갔습니다.

 

그렇게 호텔에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고 여행초짜라 새신발을 신고 엄청 걸었던 저는 발바닥에 심한 통증이 와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가이유칸 - 아쿠아리움


저는 해외여행가면 이상하게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 가고 싶더라구요. 다른 친구들은 어차피 국내 동물이나 해외 동물이나 똑같은 애들인데 뭐하러 가냐고 타박하지만요. 이 여행은 전적으로 제가 계획해서 간 여행이라 아쿠아리움 일정이 초장부터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가이유칸이야 오사카 가이드북에도 자세히 나오는 여행지라 뭐 이때까지만 해도 쿠는 이상하다는 것을 몰랐던 거 같지만요^^

 

 

일본 최대 수족관이라는 타이틀 가진 아쿠아리움 답게 볼거리는 다양했고 제법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 만큼 넓었다는 거고 제 다리는 그렇게 죽어갔을 뿐이고......

 

 

 

 

[영정사진 아닙니다]

 

 

 

 

스파, 신세카이 야경, 숙소에서의 간단한 저녁


 

 

도저히 안되겠다 해서 들린 곳이 바로 스파! 원래 첫째날에 갈 생각은 없었는데 제 상태를 보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일단 요양을 하러 갔습니다. 내부는 찍을 수 없어서 사진이 없지만 제법 큰 규모를 자랑했고 특이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덜렁덜렁(?!?!) 거리며 가리지 않고 다니는데 일본 사람들은 타월로 중요 부위만 가리며 다니더라구요. 물론 다 그런 것 같진 않았지만요.

 

 

그들은 우리가 이상해 보였을테고 저희는 그게 더 어색해보이더라구요. 아무튼 기분 좋게 몸을 풀고 나서 야경 투어를 나섰습니다. 스파월드는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세카이(우리나라 말로 신세계. 그래서 예전에 고속터미널역에서 알바할때 일본인들이 신세카이라고 해서 바로 알아들었던 기억이나네요)에 위치하고 있었고 이 곳에는 오사카의 명물 중 하나인 츠텐카쿠 타워가 있었죠.

 

 

사실 일본 와서 뭐가 이리 한국스럽지, 그냥 깨끗한 한국 같다는 말을 계속 했는데 이 곳에 오니 뭔가 일본스런 느낌이 그래도 좀 나더라구요. 이 거리외에는 후미진 골목이라 크게 볼게 없긴 하지만 이 광경만으로도 충분히 멋지고 분위기 있던 곳이었습니다.

 

 

 

뭔가 첫째날에서 가장 즐겁던 순간이 바로 이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스파하고 나서 몸도 가벼웠던 순간이고 멋진 야경이 우릴 반겨주었으니까요.

 

 

 

 

하지만 다리는 그리 쉽게 낫지 않고 언제 스파를 했냐는 듯 저는 에스컬레이터에 털석 주저 앉아 갈 정도로 상태가 악회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러고 여행 다닌 것도 20대 초반이었으니까 했지 지금 같으면 일정이고 나발이고 호텔 주변에서 맛난 것만 먹고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쉬었을 텐데 젊음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로군요.

 

 

돌아오는 길에 구로몬 시장인가 들려 마감 세일 하는거 몇개 사와서 간단히 저녁을 먹었어요. 전 이렇게 먹는 저녁이 뭔가 여행온 느낌이 은근 나서 좋더라구요.

 

 

 

 

그렇게 다리가 아팠던 저는 첫 날 일정을 숙소에서 먹방을 하며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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