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인스부르크) 여행 : 하펠레카르슈피츠/알펜주

 

 

 

티롤알프스의 중심도시 인스브루크


알프스하면 흔히들 스위스를 많이 떠올리지만 알프스 산맥은 매우 거대하기에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 걸쳐 있다. 그중에서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같은 경우 국토면적 대비 알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볼 수 있다.

 

인스브루크(인스부르크로도 많이 부르는데 영문 표기를 보면 인스브루크가 맞는듯 하다)는 오스트리아 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인구 12만도 안되는 소도시이다.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해서 우리에게 친숙한 편은 아니지만 동계올림픽을 무려 두번이나 치룬 도시로 겨울스포츠로 핫한 도시이다.

 

티롤주의 주도로 티롤알프스 지방의 중심되는 도시라 할 수 있는데 도시 전체가 알프스에 포근히 감싸 안긴 느낌이다.

 

 

 

 

작은 언덕인줄 알고 오른 곳이 알프스 꼭대기 - 하펠레카르슈피츠


 

 

2012년에 유럽 여행 준비할 때 인스브루크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 여행 책자에보니 인스브루크에 푸니큘라가 있어서 그걸 타고 올라가면 작은 언덕이 나와 거기서 도시를 조망하기 좋다고 되어 있었다. 이 때 아마 인스브루크 카드라는 것을 사서 그걸로 다닌 기억이 난다.

 

 

트램을 타고 푸니큘라 정거장으로 가서 타고 올라왔는데 푸니큘라는 등산열차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제법 올라왔다 싶었는데 산 중턱도 못올라온 낮은 위치였다.

 

 

이곳에서 대강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케이블카가 마구 운행하는 것이 보였다. 더있나 보다 싶어 타고 올라갔는데 세상에나 계절이 갑자기 봄에서 겨울로 역행하고 있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할슈타트와 바트이슐에서 아 저게 만년설이구나 하고 마을에서 보았던걸 산에서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원래 내 계획으로는 여기서 스위스로 넘어가서 스위스 알프스에서 만년설을 만지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스위스 코 앞 오스트리아 땅에서 만년설을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더욱 기막힌 것은 케이블카를 한번 더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가이드북 말만 믿고 언덕 두번만 올랐다가는 에베레스트 정복도 머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번 케이블카를 타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내려서도 정상까지 조금 걸어야 하는 여정. 뜻밖의 여정은 호빗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너무나 거대한 자연을 보고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옷 입은 행색을 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이런 산꼭대기에 오를 거라는 생각은 1도 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 몸이 덜덜덜 떨리는데 이 풍경을 보니 그런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뜻하지 않게 대자연의 웅장함을 몸으로 느끼게 되어 한 없이 감사하고 행복했을 뿐.

 

 

이 곳에서 보는 인스브루크 시내도 장관이었고 반대쪽으로 펼쳐진 드넓은 티롤 알프스의 웅장함도 실로 대단했다. 깍아지른듯한 회색빛 절벽사이로 차가움을 더하는 시린 눈빛이 눈을 절로 맑게 해주었다.

 

 

가끔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기대를 너무 하고 가면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긴 완전 반대로 별 기대도 없었다. 인스브루크가 여행 일정에 낀 것도 도시가 궁금해서였다기 보다는 잘츠부르크에서 루체른 까지 넘어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중간에 볼만한 도시가 없나 보다가 그나마 인스브루크가 이 근방에서는 규모 있는 도시로 하루 구색 맞추는 식으로 넣은건데 기대 한것의 500% 이상의 절경으 보니 내가 신이 안 날수가 없었다.

 

어딘지도 모르고 올라갔던 이곳은 한국에 와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하펠레카르슈피츠라는걸 알 수 있었다. 스위스에서 융프라우를 가는 여행자라면 굳이 이곳에 올 필요는 없겠지만 만약 루체른의 리기산을 가는 여행자라면 이 곳을 선택해도 좋을 듯 하다. 리기산과는 다른 선 굵은 산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알프스 동물을 보고 싶다면 알펜주(ZOO) 동물원으로


 

 

등산열차는 총 네 정거장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알펜주 정거장이다. 어차피 인브루크가 크게 볼 것이 많은 도시는 아니어서 동물원 일정을 넣었는데 다른 곳과 달리 산중에 있다는 것이 독특하게 다가왔다. 특히나 알펜주 정거장에서 알펜주까지 짧게 숲길을 걷게 되는데 봄날 새잎이 돋아나는 숲이라 상큼함 그 자체였다.

 

 

알펜주는 규모가 큰 동물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알프스 지방의 동물들이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일반적인 동물원과 차별된다. 아쿠라리움이 있다고 해서 살짝 기대하고 갔는데 알프스 지방의 민물고기만 있어서 좀 당혹스럽긴 했었다.

 

 

금방 보고 내려올거라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시간이 오래 소요되어 간단히 요기를 하고 동물원을 둘러 봤다.

 

 

굳이 이곳을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겠지만 하펠레카르슈피츠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살짝 트래킹 하는 느낌으로 볼 수 있으므로 같이 보는 것은 추천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많은 동물은 바로 저 시라소니 일듯하다. 자는 모습이 귀여움 대 폭발.

 

 

그럭저럭 둘러 볼만한 시가지


 

 

인스브루크 시가지가 그렇게 둘러 볼 곳이 많은 곳은 아니다. 장소는 몇몇곳 있긴 한데 다른 유럽도시에 비해 명함을 내밀기가 좀 민망한 수준. 그래도 거리가 나름 아기자기 한 맛이 있어 소소하게 둘러 보기엔 괜찮다.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이 황금지붕을 들 수 있는데 아쉽게도 내가 갔을 때는 공사중. 유럽 비수기는 좀 한적한 맛이 있어 좋지만 공사가 많아도 너무 많다.

 

 

이 건물은 정확히 어떤 건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스브루크 기념품 가게에서 종종 나오는 건물이라 찍어봤다. 아마 오스트리아 국기 모양의 창이 귀엽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다.

 

 

이 날은 사실상 오스트리아 마지막 저녁이 되는지라 정처 없이 걷다가 황금지붕 앞 사람이 많아보이는 가게로 들어섰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티롤러 오믈렛을 먹었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오믈렛은 처음이었다. 인스브루크는 굳이 다시 가고 싶을만큼 까지는 아니어서 이 오믈렛을 다시 먹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장담은 못하겠는게 안간다고 하고 다시 간 도시가 벌써 두곳이나 있어서 내 일평생 절대 안간다는 단언은 못하겠다)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의 마침표를 찍는 거리공연


 

 

오스트리아는 음악적으로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한 국가이다. 모차르트, 슈베르트, 체르니, 요한 슈트라우스, 하이든,카라얀 등 클래식과 담을 쌓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한번쯤은 지나가다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거장들이 한명도 아니고 여럿을 배출한 나라이다. 지금도 오스트리아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잘츠부르크 음악회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빈소년합창단과 빈의 오페라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이 당시 여행에선 오스트리아에서 음악적인 체험을 전혀 못했는데 그 아쉬움을 뜻하지도 않게 인스브루크 길거리를 걷다가 해소하게 되었다. 거리를 걸어가다 음악소리에 이끌려 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연주회가 끝날때까지 계속 지켜보았다. 나중엔 연주자분과 지휘자분께서 내가 오랫동안 보고 있는 것에 고마우셨는지 따로 눈인사까지 건내주셨다.

 

 

 

 

 

밤에는 그냥 자기 아쉬워 야경 투어를 혼자 해봤는데 낮에 본 풍경만 못햇다. 그나마 마리아 테레지아 문 정도만 웅장한 느낌.

그래도 마지막 오스트리아 도시였는데 뜻하지 않게 두 번의 큰 선물을 받아서 너무나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인스브루크의 추억도 강렬하게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