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패키지 :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잘츠카머구트까지

비엔나의 마지막 식사는 호이리게

비엔나에서 마지막 식사는 호이리게였다. 사실 패키지 여행을 하면서 이 때까지 호텔 조식을 제외하고는 맛있는게 없었기 때문에 크게 기대는 안했는데 여행 중에 가장 나은 식사였다. 본래 호이리게는 그 해 수확한 와인과 함께 먹는 식사이지만 요즘은 와인보다는 오히려 같이 먹는 고기와 사워 크라프트(독일식 양배추 절임/김치)가 더 부각되는 느낌이다.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잘츠카머구트로 가는 길

 

비엔나에서 잘츠카머구트까지는 4시간 넘게 걸리는 장거리 이동이었다. 중간에 휴게소도 들렸는데 아무 생각 없이 샀던 초콜릿 때문에 경악했다. 그림만 보고 대강 코코넛 초콜릿인가 했는데 먹자 마자 석유와 담배를 입에 한가득 머금은 듯한 역한 맛이 났다. 정신이 번쩍 들어 보니 럼 카카오였던 것. 2012년 여행 때 그림만 보고 쥬스인 줄 알았다가 샀다가 시럽이라 낭패를 봤던 기억이 다시 살아 났다.

 

체코에서 비엔나로 넘어갈때는 풍경이 다소 지루 했는데 비엔나에서 잘츠카머구트로 넘어 갈 때는 정말 황홀한 풍경이 연이어 펼쳐진다. 봉우리 하나 하나 마다 저 마다 알프스의 위용을 보여주며 그 알프스 아래로 펼쳐진 초원과 뛰노는 소, 양, 말 그리고 목가적인 주택이 한데 어우러진다. 

 

그냥 아무 곳에서나 내려도 포토존이 될 것 같다. 버스 안에서 보통 사진을 안찍는 터라 풍경을 한 껏 눈에 담아 두며 지나가는데 어머니가 휴대폰으로 사진 안찍어두셨으면 아쉬웠을 뻔 했다. 

 

알프스의 산장, 이름도 몰랐던 마을을 둘러보다.

 

본래 이 날 묵기로 한 곳은 이미 두 번 가봤던 바트이슐이었는데 이 곳도 숙소가 변경이 되었다. 바트이슐이 대도시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츠카머구트 지역에서는 규모가 있는 마을이었고 마을에서 묵으면 아무래도 밤에도 바트이슐을 따로 나가서 볼 수 있어서 좋았을텐데 너무 아쉬웠던 대목이다.

 

바뀐 곳은 잘츠카머구트 주요 관광지와는 한참이나 떨어진 이름도 모를 어느 알프스 자락의 산장. 이곳을 오가는 단체 손님을 위주로 하는 숙박업체 였다.

 

 

주변에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그런 동네. 

 

뭐 식사는 특별히 맛있지도 않고 맛 없지도 않은 그런 맛이었다. 할슈타트로부터 서남쪽으로 더 깊숙히 들어와야 하는 동네라 웬만해선 한국인 들이 올리는 없을 것 같지만 혹시 패키지 여행 중 이곳으로 숙소가 배정된 분들을 위해 남겨 본다. 주변에 아무런 편의 시설이 없으므로 이곳에 숙소가 배정되면 그 전에 필요한 것들을 사야만 한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오스트리아 정말 아무것도 없는 산동네에 오게 되었으니 가볍게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이 마을에서 규모에 맞지 않게 큰 기차역. 아마 화물을 위한 역인 듯 하고 기차역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뭐 특별하게 볼 게 있는 곳도 아니었지만 조용한 것이 산책하기엔 좋았다. 

 

 

성모마리아를 모셔 놓기도 하고......

하늘은 아직 파랗지만 산골이다 보니 해가 빨리 넘어가는 편이다. 땅은 이미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한데 밝은 하늘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오스트리아 4,5월에는 정말 꽃이 만개하는데 이 때는 시즌이 좀 지나서 화려한 꽃들은 별로 없고 이런 아기자기한 꽃들이 주를 이룬다. 그래도 이런 야생화가 하나씩 보면 감흥이 덜할지 몰라도 무리를 이루면 너무 아름답다.

 

철도건널목을 건너며 아까 지나왔던 역을 바라 봤다. 정차하는 열차는 별로 없지만 의외로 제법 열차가 지나 다녔다.

 

독일 열차 IC가 지나가는 중. ICE 한단계 아랫급 열차라 보면 된다.

 

왔던 길인데 돌아가는 방향은 또 풍경이 다르다. 그냥 정말 별거 없던 풍경이었지만 엄마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평화롭게 산책하던 길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