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친퀘테레 : 베르나차 마을과 도리아성 벨포트타워

도리아성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베르나차

라스페치아에서 가까운 순서로 리오마조레 마을과 마나롤라 마을을 둘러본 뒤, 세 번째 마을인 코르닐리아는 패스하고 방문한 곳은 베르나차이다. 

 

베르나차 마을 풍경은 앞서 봤던 리오마조레나 마나롤라에 비하면 다소 평이하다. 앞에 두 마을에 비해선 평지가 많은 탓도 있고 이미 알록달록한 집도 다른 마을에서 봤기 때문에 이미 익숙해진 까닭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항구쪽 풍경은 베르나차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방파제 안쪽의 항구는 마을 모습만으로도 예쁘지만 바다와 바로 붙어 있는 성당이 참 알맞게 포인트가 되어 준다.

 

바닷물은 생각보단 그렇게 깨끗하진 않은데 물고기보다 성게가 오히려 더 많다. 혹시나 바다에 들어가려다 잘못해서 성게 밟으면 큰 일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유람선이 있듯이 이 곳에도 보트투어가 있나 보다. 배 크기가 참 앙증맞다. 아마 바다에서 마을 풍경을 보면 사진이 훨씬 잘 나올 것 같은데 나중에 혹시라도 가면 그때는 보트 투어를 해봐야겠다.

 

베르나차 항구에는 방파제가 있는데 방파제 끝으로 가면 이런 멋진 풍경을 담을 수 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방파제에서 햇볕 쬐며 쉬어도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Ristorante Vulnetia

이 날 점심은 베르나차에서 해결했다. 우리가 들린 곳은 Ristorante Vulnetia 라는 곳이었다. 항구 바로 앞에 있는데 사람이 많이 모여 있길래 메뉴를 봤더니 이 것 저 것 팔길래 들어가 봤다. 

 

야외테이블에서 먹고 싶었지만 만석이라 하는 수 없이 식당 안에서 먹었다. 내가 알고 있기론 이탈리아 관광지에서 야외테이블에서 먹으면 별도의 자리세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단 내가 시킨건 해산물 튀김(메뉴 이름도 딱 Fried seafood). 2016년도 당시에 16유로였다. 이 집 구글 평점이 그리 썩 좋지는 않은데 아무리 평범한 집도 튀김 요리까지 실패하기는 어렵나 보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주로 오징어와 새우가 많은 편이다. 

 

쿠가 시킨 피자. 정확히 어떤 피자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화덕피자라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좀 태워 먹은 게 아쉬웠다. 우리는 나름 괜찮게 먹은 편이었는데 평점은 안 좋아서 조금 의아했는데 아무래도 가격 대비로는 아쉬울 수도 있겠다 싶다. 뭐 근데 바닷가 앞 식당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싸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나 보다.

 

 

베르나차에 간다면 꼭 도리아성을 올라가 봐야 한다

베르나차 항구에서 마을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바라보면 언덕 위에 타워 같이 생긴 건물이 있다. 그곳에는 친퀘테레에서 가장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 중 한 곳인 도리 아성이 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마나롤라 처럼 대충 성을 보고 아 저곳으로 올라가겠구나 싶은 길을 따라 가보니 바로 이렇게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도리아성은 올라가서 바라보는 풍경오 예쁘지만 언덕을 올라가며 보이는 골목길 풍경도 아기자기 하니 예쁘기 때문에 시간이 남는다면 꼭 올라가 보길 추천한다.

 

도리아성의 단점은 친퀘테레 패스가 있어도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라는 것. 2016년 당시 1.5유로였다. 사실 우리나라 문화재 입장료가 워낙 저렴한 터라 뭐 특별해 보이지도 않는 성을 입장료 씩이나 내야 하나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여행 경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고자 하는 분에게는 확실히 아까울 수 있는 금액이지만 그래도 머나먼 곳 까지 가서 1.5유로 때문에 멋진 풍경을 놓치는 것은 다른 의미로 또 아까우니 그냥 돈 내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성이라지만 진짜 성 자체로는 볼 게 거의 1도 없는 곳이다. 이 곳에 들어온 이유는 딱 하나. 벨포트타워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타워에서 멋진 친퀘테레 풍경을 바라보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마을 쪽 풍경은 사진 상으로는 확실히 마나롤라 뷰포인트에서 본 풍경보다는 뭔가 살짝 아쉽다. 사진 찍기엔 썩 좋은 구도가 생각보단 안 나온다. 하지만 사진만이 전부는 아니다. 눈으론 풍경은 시야에 아무것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바다는 바다대로 보이고 마을은 마을대로 보이고 산은 산대로 눈에 들어온다. 

 

1.5유로라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시원스런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지금은 올랐을 수도 있겠다. 2 유로면 슬슬 생각을 해볼 테고 3 유로면 포기하련다 ㅎㅎ)

 

 

이 사진도 마나롤라 트래킹 코스에서 본 것 같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다. 물론 사진상으로는 느낌이 비슷하지만 실제로 보면 도리아성 벨포트타워 꼭대기에서 보는 게 좀 더 탁 트인 느낌을 가진다.

 

보기엔 아담한 타워지만 막상 올라가보면 바로 밑에 성도 제법 낮게 보인다. 이 곳 저곳 뷰포인트 맛집인 도리아 성.

 

그냥 아무것도 아닌, 타워를 내려 가면서 찍은 사진도 한 폭의 그림이다. 누군가는 이 곳에서 감시를 하고 있었겠지만 관광객들에겐 좋은 풍경을 얻고 가는 장소인 것이다.

 

우리가 보기엔 돌만 가득한 것 같은 이 곳에도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다소 칙칙한 느낌의 도리아 성이지만 이런 작은 식물 하나가 기분을 좋게 한다.

 

똑같은 골목인데 올라갈 때 느낌이 다르고 내려갈 때 느낌이 다르다. 어쩔 때는 이런 길이었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전혀 다를 때도 있다.

 

골목 한 켠에는 소박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정성을 다한 신앙심도 엿볼 수 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은 이탈리아지만 이 작은 마을만큼은 가혹한 질병이 비켜 갔기를 바란다.

 

집집마다 벽 색깔이 다르다 보니 골목을 조금만 지나면 또 다른 색의 골목이 반겨준다. 살기엔 막상 불편하겠지만 나는 딱 이 정도 사이즈의 골목길을 좋아하는 듯하다. 이런 폭의 골목길은 걷다 보면 넓은 대로 보다 훨씬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게 골목길만의 매력이 아닐까?

 

다만 이 날 내 컨디션은 확실히 안 좋은 편이었다. 여행 다니면서 처음으로 현지 약국에 가서 인후염 약을 샀다. 저런 약을 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스트랩실하고 비슷한 약인가 보다. 캔디 형태로 되어 있어서 먹기에 나쁘진 않았다. 

 

아무튼 약까지 먹고 기차를 타고 꾸역꾸역 다음 마을인 몬테로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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