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 바트이슐의 밤과 아침 산책

 

 

산책하기 좋은 마을 바트이슐


잘츠카머구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할슈타트이지만 그 외에도 유명한 곳들이 많다. 바트이슐은 그저 할슈타트를 가기 위해 잠시 지나치는 마을 정도로 인식하는 편이고 실제로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의외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알프스산맥에 둘러싸인 마을은 4월 하순인데도 눈덮인 설산의 모습과 새롭게 돋아난 잎의 싱그러움이 더해져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청명한 에너지를 뿜고 있었다.

 

 

할슈타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호스텔을 찾다 고생한 기억이 났다. 마을을 한참이나 헤매고 난 뒤에나 찾았던 호스텔은 사실 바트이슐역에서 내려 바로 앞에 있는 리조트로 난 샛길을 통과하면 되었던 기억이 나서 잊지 않으려고 이렇게 사진까지 찍어두었다.

 

 

할슈타트에서 산 바트이슐러 소금.


 

할슈타트를 떠나기전에 급하게 문닫기 직전의 상점에서 소금을 기념품으로 사왔다. 할슈타트 기념품으로 많이들 사오는 소금인데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보니 바트이슐 지명이 써있어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문 닫는 느낌이라 헐레벌떡 뛰어가서 사왔는데 정작 할슈타트가 아니라 바트이슐의 소금이었던 것이다.

 

다만 저 소금은 향이 강해 우리 입맛에는 잘 안맞는 편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 날 저녁은 그냥 혼자 간단히 때웠다. 여행 할때는 꼭 식사를 무겁게 하지 않아도 되서 좋다.

 

 

떠나기가 아쉬워 다시 한번 나간 바트이슐의 야경 산책길.


 

호스텔 규모는 굉장히 컸는데 내가 묵었던 방쪽 라인은 머무는 사람도 한명도 없어 무서울 정도였다. 호스텔에만 있기 갑갑하기도 했고 그냥 떠나보내기는 아쉬워 밤에 두 번이나 밖으로 나갔다.

 

이 날은 달사진을 찍기 위해 나섰는데 오스트리아 밤 하늘의 달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오른쪽 상단의 사진에는 밝게 빛나는 별이 하나 보였는데 이 날 밤 돌아다닐때 어느곳에서 봐도 선명해서 금성이 아닐까 나름의 추측을 해보았다.

 

 

그래도 아쉬워 아침 산책도 나서다.


 

열차시간까지는 시간 여유가 조금 있어서 이 멋진 풍경을 한번이라도 더 눈에 담기 위해 아침 산책도 나섰다. 잘츠카머구트 첫째날과 둘째날 날씨는 다소 흐린편이라 아쉬웠었는데 떠나가는 날 아침이라고 날씨가 매우 화창해서 감사했다. 에메랄드 빛의 강물이 휘감는 마을의 풍경은 시원스럽기 까지 했다.

 

 

좀 걷다 보니 자그만 숲속길도 나왔다. 이른 아침 조깅을 나선 주민들도 간간히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사람 별로 없는 한적한 숲길이었는데 걷다 보니 콧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되었다.

 

 

뛰어난 건축물은 없는 마을이지만 이 마을에는 그 보다 위대한 자연이 깃들어 있었다. 그래서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멋을 뽐내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게 만들었다. 올망졸망하게 모여 있는 산촌의 작은 집들도 인상적.

 

 

길을 돌아다니다 보니 벽면이 강렬한 집도 있었고 건물 안쪽에 숨어 있어서 보지 못했던 사자상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작은 골목길에 들어서면 집주인이 소박한 취향이 담긴 정원이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 한시간 좀 안되는 짧은 산책이었지만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만들기엔 충분했고 멋진 선택이었다.

 

 

할슈타트만큼 황홀한 광경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연의 품에 안겨 있는 듯한 바트이슐만의 매력도 한번쯤 느껴보기엔 결코 나쁘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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