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간사이 고베여행 : 아카시 해협대교의 멋진 풍경

 

삼일차 일정은 고베 여행이었다. 고베 하면 이 때까지만 해도 고베 대지진 정도 밖에 생각이 안났고 볼게 별로 없다는 평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좋은 느낌으로 남아 있다. 그건 전적으로 아카시 해협 대교를 봤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카시해협 대교로 가는길


오사카에서 아카시해협 대교로 갈 때 우선 우메다 역으로 가서 산노미야로 가는 한큐 급행을 타고 산노미야에서 산요전철을 타고 마이코코엔역에서 하차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8년도 더 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오사카 여행 다녀온 후로 한동안 간사이지방 노선은 잘 파악하고 있었는데 너무 안간탓에 망각을 해버렸다.

 

 

 

아카시 해협 대교

 

길이만 3.9km에 달하는 아카시 해협 대교는 세계 최장의 현수교라 한다. 고베와 아와지섬을 연결하는 다리라 하는데 규모가 규모이니 만큼 먼곳에서 봐도 보일 정도로 장엄한 모습을 띄고 있다. 사실 여기도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왔다기 보다는 그저 간사이 스루 패스 할인이 적용되는 곳이라 들른 것인데 쿠와 나는 교토의 아라시야마와 더불어 이 곳에서의 기억이 가장 좋았던 걸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 곳이 특별히 기억에 더 남는 이유는 위 사진과 같이 한 때 내 싸이월드 메인 사진에 올라갈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사진을 많이 찍은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진이 나온다는 것은 이곳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다는 것.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배경으로 평범한 삶 속에서 여유를 느끼는 일본인들이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앞모습은 자신이 없기에 이 사진이 유달리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저 신발은 여행 내내 쿠션감이 부족해 내 다리를 괴롭혔지만 이 사진에서만큼 바닥의 적색 혹은 주홍빛의 색감이 도드라지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진에서 좋은 포인트가 되어주었다.

 

최근 쿠는 여행 갔던 사진을 인화하기 위해 사진을 추려내는 작업을 했는데 오사카 사진은 왜 그리 화질이 떨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똑딱이와 미러리스의 센서크기차이에다 그동안의 기술차를 고려한다면 이 때의 사진이 인화를 할 정도의 퀄리티가 안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가 찍은 사진이 이 때의 사진보다 좋은 사진일지는 확신이 안선다.

 

첫 해외 자유여행을 하며 설렜던 20대의 부푼 마음을 30대 초반인 지금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려워서 아닐까?

 

 

 

분명 간사이 스루패스 할인 대상지역이라 적혀 있었는데 여기 직원에게 스루패스를 보여줘도 대체 뭐가 뭔지 모르고 입구엔 이런 불친절한(?) 자판기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역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결국 스루패스 할인을 못받았던걸로 기억한다. 기분이 좀 나빴지만 크게 할인 받는 곳은 아니어서 곧 개의치 않고 신나게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세계 최장 현수교에 직접 들어가 사진을 찍는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지금이야 바닥이 유리로 된 곳이 흔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흔치 않았는데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몇몇 사람들은 겁에 질려 했던 기억이 난다.

 

일본인 부부가 있었는데 아내 분은 굉장히 겁을 먹고 있었다. 그 앞에 보란듯이 유리바닥 위에서 점프를 쿵쿵 해대니 그 분이 "스고이~!" 이러며 자기도 따라해보려 했는데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던지 몸만 움찔움찔하고 결국 뛰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이런 사진 꼭 찍고 싶더라.

 

 

 

 

빼어나진 않지만 소박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해변과 마을


아카시 해협 대교 구경을 마치고 마이코코엔역으로 돌아갈까 하다 다리에서 인근에 해변이 있는 것을 목격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철길 따라 걷다보면 역이 또 나오겠지 싶어서 해변을 둘러보고 마이코코엔이 아닌 그 전 정거장에서 탑승하기로 했다. 이것도 굉장히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선 해변으로 가는 길도 일본 특유의 깨끗함과 아기자기함 바닷가의 청량함이 어우러져 절로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냥 별거 아닌데 느낌이 좋은 동네가 있는데 이 곳이 딱 그러했다. 특별히 빼어난 풍경은 아니지만 그 자체의 분위기가 여행자들이 딱 좋아할만한 그런 소박해서 평범한 듯 하지만 일상에서 쉽사리 느끼지 못하는 그런 느낌을 자아냈다.

 

 

해변은 사실 우리 나라 유명 해변에 비해 굉장히 아담하 규모라 역시 볼거리가 뭔가 있다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5월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날씨는 대단히 더웠는데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피로가 잠시 가시는 듯 했다.

 

 

이 사진을 보니 피로가 가는건지 오는건지는 헷갈리긴 하는데.

 

 

해변에서 나와 역까지는 대강 짐작으로 가기 시작했다. 계획적인 여행이 좋다 생각하지만 100% 지킬 필요는 없다 생각하는게 꼭 유명 관광지가 아니어도 의외로 내 취향에 맞아 괜찮게 보이는 장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번잡했던 오사카에서 벗어나 이곳의 느낌은 일본의 평범한 단독주택가를 보여주어 그것대로 좋았다. 역시 특별히 대단한게 있진 않지만 걷기엔 더 없이 좋은 분위기였다.

 

 

 

 

지중화도 안된 오래된 주택가라 전선이 풍경을 망치는 수준이지만 그것대로 분위기도 있다. 각자 땀흘려 가꾼 작은 정원, 혹은 화단을 보며 누군가의 노력이 낯선 여행자에게 기쁨이 되주기도 한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 때도 좋았지만 아마 지금 보면 더 좋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도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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