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패키지 : 프라하 성에서 내려와 카를교를 걷다.

프라하 성에서 내려와 카를교까지 걷기.

소소하게 둘러 보는 재미가 있던 프라하

프라하성에서 내려오는 언덕길은 같은 풍경이라도 굽어지는 골목의 각도에 따라 새롭게 보이는 재주를 갖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이 도시는 찬찬히 둘러 보면 숨겨진 보석들이 꽤나 많을 듯 하다. 

 

 

유럽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종종 간판에 그림이 걸려 있는 경우가 있다. 글을 모르는 서민들에게는 글로 적힌 간판보다는 그림으로 된 간판이 훨씬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바쁘게 지나가는 와중에 눈에 띄어 사진을 찍었지만 안타깝게도 내게는 이 가게가 어떤 가게인지 넌지시 바라볼만한 시간 조차도 없었다. 

 

화려한 건축물이 눈길을 끄는 경우도 많지만 골목을 걷는 재미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잠시 나마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마치 우리 시골에서 곶감 말리고, 고추 말리 듯이 이들도 이들 나름의 식문화가 있는 것이다. 

 

카를교가 시작될 무렵에는 영화 촬영 장소인지, 소품만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박물관이 하나 있다. 아마 자유여행으로 왔다면 분면 입구까지 내려가서 스윽 둘러 봤으리라.

 

미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미술관을 가끔이나마 가는건 배경 지식이 없어도 그림이 주는 독특한 영감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알고 보면 더 다른 의미로 다가 올테지만 강요된 것은 아니다. 도시를 걷는 것도 그러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때로는 그것 이상으로 건물 자체가 주는 독특한 느낌이 그 도시에 빠져들게 할 때가 있다.

 

프라하는 대강 둘러보고 갔어도 그런 매력들이 넘쳐나는 도시였다. 이쯤 되니 죄송하게도 가이드 분의 설명은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프라하의 대표 명소 : 볼타바 강을 가로지르는 카를교

 

프라하성에서 카를교는 먼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도보로 오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 날의 날씨. 6월 초임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엄청난 땡볕이 내리쬐어 숨이 살짝 막힐 정도였다.

 

그와 관계 없이 볼타바강의 인근 풍경은 감탄을 절로 자아내었다. 

프라하 구시가지와 그너머로 보이는 프라하성, 성비투스 대성당의 모습은 언젠가는 이 도시에 꼭 다시 와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이 날 인파도 많아서 촬영하기 가뜩이나 힘들었는데 패키지다 보니 좀만 신경 써서 찍으려면 벌써 무리에서 뒤쳐져서 정작 제대로 찍은 사진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 

 

얀 네포무크의 성인상

카를교에는 30여개의 성인상이 세워져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이 얀 네포무크의 성인상일 것이다. 프라하에 워낙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녀가고 이 얀 네포무크의 일화는 잘 알려져 있어서 당연히 많은 분들이 아실테지만 그래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해 볼까 한다.

 

왕비의 외도를 의심하던 보헤미아 왕 바츨라프 4세는 어느 날 왕비가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왕은 신부를 불러 고해성사 내용을 말하라 명했지만 신부는 진술을 거부했고 고문을 해도 그가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자 화가 난 왕은 신부를 볼타바 강에 던져 버렸고 한달 뒤 시체가 부패하지 않고 떠오르자 사람들이 그를 성인으로 추앙하기 시작했다.

 

이 일화(야사) 속의 주인공이 바로 위 사진에 있는 얀 네포무크 인 것이다. 몇 몇 소원을 이뤄준다는 동상들이 있긴 했지만 이 곳에서는 소원을 빌지 않고 넘어 갔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사진 찍을 시간도 부족해서 소원을 빌 시간 조차 없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다리 위 동상들은 진품이 아니고, 진품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한다. 

 

가짜 동상도 과연 수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었을까?

 

풍경에 취하기도 전에 아쉽게도 카를교를 건너와 버렸다. 이런 조각상이 있는 다리는 2012년 유럽 여행때 갔던 뷔르츠부르크에도 있었다. 그 때는 조각상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걸었는데 확실히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스타일이 다르긴 하다.

 

이 다리를 짓게 한 주인공 신성로마제국과 보헤미아의 왕 카를4세. 이 근방에서 잠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구시가지의 타워. 몰랐는데 이 곳에 전망대가 있다 한다. 다음에 혹여라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 땐 꼭 올라가 볼 것이다. 

 

무슨 행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탄 경찰들도 지나가서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 덥고, 사람도 많고, 시간도 별로 없어서 정신 없게 보느라 온전히 담진 못했지만 그래도 다시 방문해 보리라는 꿈을 갖게 한 카를교. 남들 다 보고 오는 야경도 보게 될 날이 언젠가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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