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패키지 : 슬로베니아 블레드성에서 본 멋진 뷰

소소한 즐거움이 있던 점심 식사

패키지 여행이다 보니 사실 식사를 어디쯤 하는지 감도 잘 안오고, 특히나 이 동유럽 패키지에선 패키지 여행 여러번 다녀오신 어머니다 역대급 최악이라 말씀하실 정도로 식사가 별로였기에 (물론 자유여행으로 맛난 집 골라 다녔던 나 역시도 당연히 불만족) 이쯤 되면 이 날 점심은 허기나 제대로 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지경이었다.

 

슬로베니아에서 유일한 식사는 블레드성 오르기 전에 있는 마을에서 먹게 되었다. 자유여행을 하면 시간이 지나도 식당을 보면 어디쯤이었지 기억이 나는데 패키지는 정말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이 날 점심도 치킨스톡 베이스에 면이 들어간 전식에 샐러드 커틀릿이 나온 흔하디 흔한 구성이었고 후식으로 나온 이 곳의 전통 케이크가 맛있어서 그나마 먹을만 했다.

 

이 곳이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하면 기억에 남는게 사람들이 밥 먹을 때 모여드는 참새 때문. 이미 사람들에게 밥 얻어 먹는 것이 익숙한 녀석들인지 테이블 주변을 기웃 기웃 거린다.

 

 

일행 중 한 분이 제법 큰 커틀릿 조각을 던져 주셨는데 처음에는 너무 커서 못 먹더니 나중에는 둘이서 옹골차게 뜯어 먹었다. 참새가 고기를 저렇게 잘 먹을 줄이야!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오는데 커다란 돌이 있어서 뭔가 했더니 자전거 주차장이다. 한국에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다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이제 곧 올라갈 블레드성이 보였다. 이 곳에 살면 이런 멋진 풍경이 매일 같이 펼쳐지겠구나. 평범한 주택가의 풍경이 남다르다.

 


블레드성, 이 멋진 풍경을 못 보고 간다면 평생 후회로 남을 것이다.

밥을 먹고 블레드 성을 관광했다. 확실히 패키지 여행은 이동은 편하다. 목적지에 알아서 내려주니 자유여행에 비하면 걷는 수고는 덜하다. 

 

올라가는 초입부터 트리글라브 산의 장엄한 풍경이 압도를 한다. 이곳의 메인은 호수지만 산도 그에 못지 않은 위엄을 보인다. 혼자 왔다면 분명히 이 곳에서 멍때리며 한참을 저 풍경을 바라 봤을 것이다.

 

하지만 블레드성을 올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래에서 보던 블레드 호수의 모습도 너무나 빼어났지만 위에서 보는 느낌은 또 다르다. 사방이 청록으로 빛나는 곳. 뜨거운 더위도 잊게 해 줄만큼 시원한 풍경이 예술이다.

 

성은 이와 또 대비되게 붉은빛, 주홍빛 계열의 지붕이라 색감이 확 다르다. 성 규모도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안에 박물관 같은 것이 있어서 이 곳의 유물을 둘러볼 수 있게 했는데 규모가 작다보니 역시 크게 볼 것은 없는 편이다.

 

그래도 유물보다 더 찬란한 풍경을 지녔으니 점프샷을 안찍을 수가 없었다. 한껏 기분 좋던 순간.

 

다시 봐도 예술. 보고 또 봐도 예술. 이 패키지 일정에는 유독 물과 관련된 일정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비경이었다.

 

블레드성 곳곳은 사진 찍기에 최적화 되어 있다. 이쪽으로 찍으면 호수가 저쪽으로 찍으면 산이, 아니면 성 자체에 집중해서 찍을 수도 있다. 

 

좀 매끄럽게 찍히진 않았지만 이런 멋진 풍경은 역시 파노라마로 찍어야 제 맛이다. 가히 모든 것을 다 가진 풍경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성 이 곳 저 곳 둘러보는 맛도 있다. 이 곳 성 한켠에는 이 곳 특산물인 와인을 판매하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좋아서 기념품으로 사기에 좋다. 다만 이미 우리 모자는 기념품을 한가득 구매를 해서 캐리어 빈 공간이 별로 없었기에 아쉽게도 패스를 했다.

 

이 쯤되면 느끼시겠지만 정말 어디서 찍어도 그림 같은 풍경이 나온다. 블레드 성에 올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주저 말고 오르시길 추천 드린다. 

 

성이 제법 고저차가 있어서 입체감 있게 찍히는 것도 특징. 성안을 찍는 것도 그래서 나름의 재미가 있다.

 

역시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블레드가 얼마나 멋진 곳임을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블레드성 입구쪽에는 이렇게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어서 또 다른 청량감을 준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호수와 산도 있지만 올망졸망한 꽃까지 아름다운 곳. 내게 있어 블레드는 다소 생소했던 슬로베니아라는 나라를 꼭 다시 방문하게 만들 증표와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 때에는 꼭 여유롭게 둘러 보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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