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 여행 : 룽산스(용산사)의 비내리는 밤 풍경

하나만 모시긴 그래서 다 모셔봤어, 타이베이 대표 사원 용산사

한 종교적 건물에 세개의 종교를 모신 곳이 있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으로 꼽히는 룽산스(용산사)가 그 주인공이다. 불교와 도교, 유교의 신을 모신 곳으로 그야 말로 종교 대통합을 이룬 곳이다. 세 종교의 신을 모신 만큼 규모부터가 먼저 들렸던 도교 사원 행천궁에 비하면 장대하다. 그러니 찾아오는 이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배부르게 훠궈를 먹고 길을 나섰다. 2016년 대만 여행에선 비를 참 자주 만났다. 여행에서 누가 비를 맞고 싶을까? 걷기 불편해, 사진 찍기 불편해, 꿉꿉해. 다닐 때는 별로지만 수분을 머금은 도시 풍경은 평소보다 예쁘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엔 불편하지만 잘만 건지면 평소보다 예쁜 사진이 나온다. 이래서 수분크림을 발라야...

 

시먼역에서 룽산스역은 한 정거장이지만 비가 오니, 그리고 다리도 아프니 좀 덜 불편할 겸 지하철을 탔다. 룽산스역엔 지하상가가 있는데 규모가 좀 큰 편이었다. 

 

드디어 도착한 용산사 입구

이미 훠궈집부터 뭔 조작을 잘못했는지 카메라 초점이 많이 나간데다 비까지 오니 제대로 찍힌 사진이 반절도 되지 않아 찍은 거에 비하면 소득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인공폭포에 비가 나름 예쁘게 담기니 확실히 비오는 날 풍경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봐야 한다. 실제론 개고생을 하는 것이에요

 

우리나라 사찰은 뭐랄까? 좀 차분한 느낌이라 찬찬히 둘러보는 맛이 있다면 중화권 사원은 일단 모양새부터가 지붕 끝이 많이 올라간 것이 보다 화려한 느낌을 자아낸다. 게다가 색도 붉은색 금색을 주로 사용하고 석재와 목재가 혼용된 건축물이라 단번에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이 곳의 메인건물이라 할 수 있는 곳. 룽산스는 낮에 와도 좋지만 밤에도 개방하니 야경 명소이다. 게다가 이 날 내린 비 덕분에 좀 더 진득한 색감으로 담아 낼 수 있었다.

 

소원을 비는 안형. 무슨 소원을 빌었을지 모르겠다. 3년이나 지난 지금 그 소원을 이루었을까

 

가족이 함께 와서 기원하는 모습은 늘 보기 좋다. 이 분들도 바라던 바를 이루셨기를!

 

금동향로보다 아름다운 것은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착한 마음이 아닐까? 피워낸 향 하나 하나 마다 예쁜 마음이 담겨져 있으리라.

 

이 곳은 딱봐도 불교의 신을 모신 곳이다. 우리나라 보다 훨씬 화려한 장식을 해놓았는데 조금 정신 없어 보이기도 한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다. 화려한 색감을 빼면 결국 남는 것은 이 곳의 멋진 건물보다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본당 뒤편으로 천천히 걸어보니 이번엔 행천궁에서도 봤던 관우를 모셔 놨다. 물론 재물을 가져다 주는 것도 중허긴 하니까......

 

 

이 곳은 잘모르겠다. 도교 아니면 유교의 신을 모셨겠거니 한다. 어쨌든 불교는 아닌 듯 하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다행히 사람이 없는 순간을 마주했다. 이럴 때는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속도가 괜시리  빨라진다. 누군가가 오기라도 할까봐 말이다. 덕분에 예쁜 회랑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

 

다시 본당으로. 비만 아니었으면 좀 더 여유롭게 둘러 봤을텐데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일정이라 이 때쯤엔 모두 지쳐 있었다. 대만은 언젠가는 다시 방문하게 될 거라고 우리끼리 말을 하는데 그 때에도 용산사는 들리지 않을까 싶다. 그 때에도 아마 야경보러 오지 않을까?

 

컨디션이 조금만 좋았더라면 더 많은 사진을 남겼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 그러나 이 날의 강행군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야시장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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