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베이 여행 : 스펀 천등 날리기, 닭날개 볶음밥과 땅콩아이스크림도 먹다

천등으로 유명한 스펀

신베이시 핑시구에 위치한 마을인 스펀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그 유명한 천등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드는 곳이다. 예-스-진-지 택시투어로도 찾을 수 있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핑시선 철도 투어 또한 인기가 많다. 작은 마을 답지 않게 북적북적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이 곳의 정취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질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다.

 

핑시선 철도를 타고 들어왔다면 마을쪽에서 내리지만 택시 투어의 경우 마을에서 강 건너편에 내리기 때문에 구름다리를 건너야 했다. 

 

길을 걷고 있는데 고양이가 다가 와서 먹을 것을 달라는지 부비적 댔다. 하지만 먹을 것을 주지 않자 곧 우리 곁을 떠났다. 역시 본능에 충실한 길고양이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 유명할 수 있었던 것은 천등 날리기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핑시선 철도 바로 주위로 마을이 들어선 까닭도 있다. 마을 한복판으로 철도가 관통하고 그 철도 위에서 관광객들은 걷기도 하고 천등도 날린다. 한국에서라면 쉽사리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이색적이다.

 


가용엄마천등을 이용하다

이 곳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아무래도 가용엄마천등일 것이다. 사장님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의사소통도 편하고 사진 촬영도 정성껏 해주시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편이다.

 

천등은 단색으로 선택할수도 있고 네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도 있다. 다행히 가용엄마천등에선 색 별로 어떠한 뜻을 가지고 있는지 친절히 알려주기 때문에 자신이 빌고 싶은 소원의 주제를 보고 선택하면 된다.

 

우리 모두의 꿈!

색상을 선택하면 천등에 소원을 적도록 해준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거의 사용 해 본 적이 없는 먹물로 간만에 글씨를 쓰게 되었다. 다만 먹이 튈 수 있으므로 앞치마를 입고 쓴다. 

 

소원을 다 썼으면 밖에서 촬영까지 해준다. 무성의하게 몇 컷 찍겠거니 했는데 제법 많은 사진을 찍어 주셨고 어색하지 않게 포즈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알려주니 찍기도 쉬웠다. 다만 이 날은 비가 내리는 탓에 진행 자체는 빨리 진행된 편이다. (아무래도 물을 머금으면 천등을 날리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말이다.)

 

찍어주신 사진 중 하나. 천등이 손가락 끝에 걸렸으면 딱 좋았을텐데 약간 위치가 어설퍼서 아쉽지만 나름 재밌는 추억이었다.

 


가게에서 소원을 적다 보니 핑시선 열차가 스펀역에 들어 왔다. 한 눈에 봐도 오래되 보이던 열차. 대만 철도는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우리와 달리 협궤가 주로 놓여져 있다. 선로의 폭이 좁아 보이는 것은 착시가 아니라 실제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 더 앙증 맞은 느낌마저 든다.

 

스펀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스펀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닭날개 볶음밥

택시 기사님 마저 꼭 먹어보라고 추천 하던 곳이 스펀 마을 끝쪽에 자리한 닭날개 볶음밥이다. 어딜 가나 택시 기사님들이 추천하는 맛집은 실패가 거의 없는 법!

 

거의 천등과 철도에 이어 스펀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다른 집과 달리 대기줄이 상당한 편이다. 

 

기다림이 좀 지루하긴 했지만 그 덕에 직원분들이 열심히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워낙 많은 양을 조리하다 보니 손 쓰는 속도가 제법 빨랐다.

 

조명빨이 있긴 하지만 꽤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한 입 베어 무니 기사님이 왜 추천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매콤 짭쪼롬한 양념에, 훈연이 되어 불맛이 입혀지고 닭고기 넣었으면 분명 먹다가 느끼 했을법 한데, 안에 볶음밥으로 채워 넣어 보다 다채로운 맛을 내고 있어 쉬이 물리지 않았다. 거의 불호가 없을 맛이었다. 스펀에 간다면 꼭 닭날개 볶음밥 만큼은 드셔 보시기를 추천한다.

 

닭날개 볶음밥을 먹으면서 걷는데 코카콜라 천등이 눈에 들어왔다. 옛 것과 요즘 것의 콜라보레이션! 스펀 라오제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걸으면서 이 것 저 것 구경하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이 날 밥도 따로 먹지 않았고 닭날개 볶음밥 만으로는 허기를 면하기 어려워 하나 더 먹은 것이 땅콩 아이스크림이다. 땅콩 아이스크림이야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 우도 같은데서 팔기도 하니까 전혀 낯선 음식은 아닌데 여기는 전병에다 싸주는 것이 특징이었다.

 

 

바로 앞에서 만들어 주길래 촬영해 보았다. 특이한 것은 땅콩을 압착 시켜 놓은 것을 대패 같은 것으로 벗겨서 땅콩 가루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만들면 팔이 꽤나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땅콩 아이스크림은 역시 맛이 일품! 닭날개 볶음밥만 먹기에 아쉽다면 입안의 텁텁함을 날려줄 메뉴로 적당한 땅콩 아이스크림까지 드시면 되겠다. 인당 하나씩 먹었는데 이게 양이 제법 되서 은근히 배가 부르다. 


배가 부르니 풍경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천등이 생각보다 빠르게 하늘로 날라가기 때문에 많은 양의 천등을 담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도 저마다의 소원을 간직한 천등이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바람은 대체 하늘 어디까지 올라갈까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나름 천등이 많이 있을 때의 하늘

슬슬 마을을 나가려 할 때 다시 한번 핑시선 열차가 지나 갔다. 특별히 다시 올만큼 볼 것이 많은 마을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언젠가는 핑시선 열차를 타고 이 곳에 다시 오겠다는 꿈을 꾸었다. 예스지 투어에서 가장 기대가 안되었던 곳이지만 오히려 제일 기분 좋게 둘러본 곳이, 이 곳 스펀이다.

 

마을을 벗어나면 다시 푸르른 녹음을 바로 마주할 수 있다. 비가 와서 아쉽기도 했지만 비오는 풍경마저 소박하니 아름답던 곳. 좋은 기억을 간직한 채 다시 택시를 타고 예-스-지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인 지우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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