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산조르조마조레섬 : 산마르코 광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산마르코 광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산조르조마조레섬

베니스의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은 우리가 둘째 날에 갔던 산마르코 광장의 종탑이다. 산마르코 광장 주변 풍경을 멋지게 담아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가 종탑에 올라 촬영을 한다.

 

하지만 산마르코광장 종탑을 담아내기 위해선 어찌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산마르코광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산조르조마조레섬으로 향하면 된다.

 

산마르코 자카리아 수상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보면 눈 앞에 보이는 섬이 하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수영해서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이 매우 가까운 거리에 산조르조마조레가 있다. 

당연지사 수상버스로도 딱 한 정거장 거리다. 베니스 본섬만 보기 아쉽고 다른 섬도 가보고 싶은데 시간이 별로 없다. 리알토다리보고 산마르코 광장 갔다가 어디 더 보고 싶다. 이 곳만큼 주요 관광 동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다녀오기 좋은 섬은 없을 것이다.

 

뭔가 흔히 우리가 아는 섬의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바다 위에 인공구조물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섬의 규모도 굉장히 소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과 종탑이 있어 건물이 주는 압도감은 섬규모와 맞기 않게 위용이 있다.

 

이 섬의 위치는 산마르코 광장 인근의 풍경을 담아내기 딱 적합한 곳에 있다. 좀 더 멀었으면 건물이 너무 작게 보였을 것이고 좀 더 가까이 있었다면 시원한 풍경을 담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선착장 바로 앞에는 이 섬을 대표하는 산조르조마조레 성당이 위치하고 있고 섬 바로 앞에 고풍스럽게 생긴 등대도 있다. 곤돌라가 많은 저편과 달리 이 섬에는 요트가 많이 정박해 있는 것도 특징.

 

이 날은 안개가 심해서 매우 아쉬웠는데 사진은 나름 분위기 있게 나온듯 하다. 날씨가 쨍해도 멋있을 것 같지만 이렇게 안개가 자욱한 것도 운치가 있다.

 

이 섬을 방문한 목적은 산조르조마조레 성당에 위치한 종탑을 올라가기 위함이다. 성당 자체는 규모에 비해 크게 볼 게 있는 편은 아니라 간단하게 둘러본 뒤 바로 종탑으로 향하는 엘레베이터로 갔다.

 

산마르코 광장의 종탑만큼 이 곳 종탑도 멋진 뷰를 자랑한다. 우리는 이른 아침에 이 곳을 올라왔지만 해질녘에 오면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다 한다. 

 

어제는 저 편의 종탑에서 이 곳을 바라봤는데 오늘은 이 곳에서 저 곳을 바라본다. 두칼레 궁전도 인상적이다.

 

다만 산마르코 광장 종탑에 비해선 다른 편의 뷰가 그리 멋지지는 않는데 날씨가 이래서 정확한 비교가 좀 어렵기도 하다. 맑은 날이면 느낌이 또 다르려나?

 

이 날 베니스를 떠나는 날이었는데 차분한 풍경이 내 마음과 같았을런지도 모른다. 굳이 그렇게 재방문 하고 싶은 도시는 아니었어도 막상 떠날 때에는 늘 그렇듯 아쉽다. 베니스에서의 추억은 내 기억 속 한 켠에 고이 간직하고 살포시 자물쇠로 잠근다. 언젠가 다시 이 곳에서 열게 되는 날이 올까? 

 

베니스를 떠나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탓에 아쉽지만 종탑에서 내려왔다. 

둘 다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다. 그나저나 구도는 나보다 쿠가 잘 잡은 듯 하다. 

 

수상버스가 올 때까지 딱히 할 일도 없던 조그만 섬. 그렇지만 베니스와 이별을 준비하기엔 딱 알맞은 소박하지만서도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수상버스를 타고 베니스와 작별하다.

바로 역으로 향한 것은 아니고 어차피 우리 숙소는 산마르코 광장 인근이었기 때문에 다시 숙소에 들려 짐을 챙겨 나와 체크아웃을 하고 수상 버스에 올랐다. 어쩜 베니스를 떠나는 날은 해 한 번 나지 않고 우중충한 느낌이 들어 살짝 우울한 기분도 들었다. 

 

이 날 노선을 잘 못 타서 좀 많이 돌아 갔는데 그 덕에 베니스 이 곳 저 곳을 지나 다니며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딱히 적극적으로 찍고 싶었다기 보다는 다시 못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약간의 의무감으로 찍은 듯 하다. 그 사진으로 갈무리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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