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여행지 : 두오모 쿠폴라 오르기

꼭 가봐야 하지만 폐소공포증이 있다면 못 갈수도 있는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

피렌체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난 뒤 쿠폴라(돔)를 올라가보기로 했다. 쿠폴라는 크게 쿠폴라 안쪽을 장식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프레스코 벽화를 보는 것과, 쿠폴라 밖에서 피렌체 시내를 전망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내가 세차례 유럽여행 했던 것중에는 가장 긴 줄을 서야 했다.  그래도 이른 아침에 서둘러 간 편이라 줄이 그나마 길지 않은 편이다.

 

쿠폴라를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험난하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끊임 없이 올라가야 한다. 중간 중간 트인 공간이 있지만 대부분은 좁은 길로 이어져 있다. 폐소공포증이 없는 나도 이거 뭐 사고 나면 엄청 위험하겠다 싶어서 괜히 긴장을 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올라가다 무서웠는지 울면서 내려오는 여성 분도 있었다. 

 

그것도 계속 해서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많기 때문에 중간 중간 기다리는 시간도 제법 있으니 썩 유쾌하지는 않은 경험이다. 그러나 이런 공간의 특이성 때문에 간간히 재밌는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어차피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다.

 

오르는 과정이 매우 지루한 탓인지 수 많은 사람이 낙서를 해 놓았다. 낙서 하지 말라고 경고문이 있는데도 바로 옆에도 낙서가 있는 것이 씁쓸했다.

 

비교적 잘 보이는 위치에 있다 보니 이 분의 낙서는 이미 여러 곳에서 소개가 될만큼 나름 유명한 낙서이다. 어머니가 남의 나라 유적지에다 낙서나 하는 것을 과연 바랐을지가 의문인데 본인 스스로는 제법 뿌듯 했나 보다.

 

덩치 큰 사람은 지나가기도 힘들어 보이는 복도. 성당은 크게 지었으면서 통로는 왜 이렇게 좁게 만들었을까?

 

긴 통로를 걷다 사람들의 탄성이 들리면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의 백미 바사리와 그의 제자들이 그린 천정 프레스코화 최후의 심판이 입체감 있게 다가온다. 워낙 방대한 작업을 해야했던 천장화인지라 조르주 바사리는 11년간을 작업하고도 완성하지 못하고 사망을 했고 그 뒤를 이어 페데리코 추카리가 작업을 이어 받아 완성을 하게 되었다.

 

마태복음과 요한계시록의 최후의 심판 장면을 묘사한 그림은 상부는 천상계로 표현 되어 있고 중간부에는 심판을 하러 온 예수님 주위로 천사와 셰례 요한, 제자 등이 보인다. 

 

하부에는 지옥이 자리 잡고 있어 심판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햇는데 제법 끔찍하게 묘사 되어 있어 잠시라도 바르게 살아야 겠다는 경각심을 주게 된다. 

 

인상적인 천장 프레스코화 아래로는 거대한 예배 당이 자리잡고 있고 저편에는 아까 우리가 관람했던 곳에서 다른 관광객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멋진 천장화를 목이 빠지게 감상 한 뒤 다시 좁은 통로를 지나야 한다. 유럽의 성당을 그래도 몇 곳 올라 가봤는데 피렌체 두오모 통로가 제일 협소한 듯 하다.(물론 어디까지나 내가 가본 곳 기준이다.)

 

 

여기가 성당인지 감옥인지 분간이 안가는 쇠창살 너머로는 그림 같은 피렌체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고생 끝에는 낙이 온다. 쿠폴라 위에서 본 피렌체 풍경은 가히 압권이다. 두오모 쿠폴라 외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르는 조토의 종탑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레드와 브라운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듯한 피렌체의 지붕 색.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만 고풍스럽다. 

 

저쪽 방향은 아마 미켈란젤로 언덕이나 피티 궁전 쯤 될 것이다. 차후에 올리겠지만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보는 피렌체 풍경 또한 예술이다.

 

커다란 게이트가 보이는 곳은 레푸블리카 광장 방향. 광장에서 바라 보던 모습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은 또 다르다. 

 

감탄을 하며 위에서 많은 사진을 찍고는 다시 좁은 계단을 내려 가기 시작했다. 내려 가는 것은 확실히 올라 가는 것 보다 막힘 없이 빠르게 내려 갈 수 있다.

 

그러다 이렇게 중간 중간 서로 사진 찍어주기 좋은 틈도 발견하고 ^^

 

올라가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내려 가는 것도 한참이라 지상이 가까워 지는 것이 몹시도 반갑다. 너무 좋았던 기억이지만 다시 피렌체에 가게 된다면 안갈 수도 있겠다 싶은 느낌.

 

나가기 시작에는 성당 한 켠을 들러서 나오게 되는데 지금 보니 저쪽편에는 다른 천정 프레스코 화가 있는 듯 하다. 바사리의 그림 중 하나는 최후의 심판이고 다른 하나는 창세기라 했는데 그림을 보아하니 창세기가 맞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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