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륵동 한정식 맛집 : 계절한정식 명성

광주 서구 마륵동 깔끔하게 잘 나오는 한정식집 계절한정식 명성

호남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로망을 가지는 것 중 하나가 한정식일 것이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와서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는 황홀한 미각적 경험을 한 번쯤은 꿈꿔 봤을 것이다.

 

다만 한정식 같은 경우는 기본 상차림 규모가 크기 때문에 혼자서는 엄두가 잘 안나는 음식이기도 하다.  이전에 광주에 두 차례 방문했을 때는 혼자 갔었기 때문에 한정식에는 도전을 못했었는데 2019년 광주 여행에선 다섯 이서 갔기 때문에 꼭 먹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괜찮은 집을 찾기가 어려웠다. 블로그 후기를 보면 사진만 봐도 가짓수는 많지만 재료 상태가 별로라 오래된 반찬을 내는 집이 대다수였다. 괜찮은 한정식집 찾기에 답보 상태에 놓여 있을 때 여행자들 사이에선 유명하진 않지만 사진만 보고 딱 느낌이 온 집이 하나 있었다.

 

그것이 바로 광주시 서구 마륵동에 있는 계절한정식 명성이었다. 가격대 자체가 다른 한정식집에 비하면 조금 높은 편이었지만 돈을 어설프게 쓰고 후회를 할 바에는 좀 더 주더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 게 낫다고 일행 들을 설득했다. 그리고 대부분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차례차례 코스 요리처럼 순서대로 나오는 구성은 합격점

한정식 집에 가면 큰 상에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많은 반찬이 한꺼번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물론 당장 보기엔 시각적으로 그럴싸 해보이지만 따뜻해야 할 음식조차 식어 있는 경우가 많다. 

 

계절한정식 명성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코스 요리처럼 음식이 차례대로 나온다는 점인데, 이것도 한국인 패치를 한 것인지 처음 상차림은 음식이 찔끔찔끔 나온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적당하게 한상차림으로 나왔다.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는 음식이 주를 이루는데 일단 처음 상차림에서 메인은 회와 꼬막으로 보인다. 회는 한정식 집에서 나오는 거라 별다른 기대는 안했는데 의외로 괜찮은 선도를 보여주었다. 그 밖에 곁들이기 좋은 샐러드와 백김치 등이 나오는데 야채의 상태도 훌륭하다.

 

꼬막 같은 경우도 재료 상태가 좋았는데 멍게는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던걸로 기억한다. 

 

이후로 다양한 음식이 차례대로 나왔는데 초반에 나와서 대 히트를 친것이 낙지 육회 탕탕이다. 이건 뭐 호불호 없이 거의 다 좋아했다. 재료만 신선하면 웬만해선 맛없기 힘든 조합이기도 하다. 대부분 이 집에서 제일 맛있었다고 손 꼽은 음식이다.

 

왼쪽 사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탕수 만두였던 것 같다. 오른쪽은 육회 초밥. 적당히 포만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뒤를 이어 나온 것은 떡갈비. 이건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좀 갈렸는데 전날에 먹었던 송정 떡갈비의 떡갈비가 나았다는 평도 있고 계절한정식 명성의 떡갈비가 낫다는 평도 있었다. 불맛이 좀 더 강한 것은 아무래도 송정떡갈비 쪽이고 약간 더 쫀득한 느낌이 있던 것은 계절한정식 명성의 떡갈비였다.

 

하나하나 따로 먹으면 맛있는데 조합은 약간 물린다?

계절한정식 명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재료의 선도이다. 음식점의 가장 기본 덕목 같은데 의외로 가장 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신선한 재료 상태이다. 가짓수에 치중하느라 음식의 만듦새나 재료 상태가 떨어지는 다른 한정식집과는 달리 계절한정식 명성은 재료 상태가 좋고 음식의 만듦새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하나 하나씩 메뉴가 나오는데 점점 물리는 감이 있었다. 일단 계속해서 살펴보면 다음으로 나온 것은 생굴이었다. 굴 역시 신선했기 때문에 대부분 좋은 평을 받아 냈다.

 

그다음으로 나온 구성은 전복을 생으로 낸 것과 찜으로 낸 것이었다. 이쯤 되면 느끼겠지만 해산물 비율이 다른 한정식에 비해 높은 편이다. 게다가 전복 같은 경우에는 두 종류로 나왔기 때문에 재료만 놓고 보면 겹친다. 

 

그다음은 홍어인지 가자미 찜이 나왔다. 이 역시 따로 놓고 보면 적당한 세기로 익혀 너무 흐물거리지도 너무 말라있지도 않은 딱 좋은 찜의 표본 같지만 연달아 나온 해산물 덕에 뭔가 아쉬웠다.

 

일단 이미 많이 먹기도 했고 뭔가 상큼하거나 칼칼한 것이 땡길 무렵이었는데 그 뒤를 이어 나온 음식은 마 요리였다. 마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고 맛이 묵직한 편이기 때문에 거의 손을 대는 사람이 없었다.

 

다음 요리는 감자전과 육전이 나왔다. 맛있지만 기름지다. 그나마 한 번 숨통을 틔워 준 것이 오이 무침. 

저 오이 무침이 없었더라면 뒤이어 나올 요리를 먹기 싫었을 수도 있겠다.

 

잠시 숨통을 틔워주는 듯 했지만 다시 기름진 잡채가 나왔고 잡채는 심지어 맛도 그냥 평이했다. 홍어 삼합은 나만 도전해 봤는데 확실히 우리 취향은 아니었던 걸로!

 

이쯤 되니 새우를 거부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근데 막상 먹어 보면 맛있다. 맛있는데 물리는 모순이다.

 

이제 거의 끝물인데 다시 기름진 해물파전이 나왔고 제발 얼큰한 매운탕 같은 것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낙지 연포탕이 나와 대다수 실망했다. 

 

물론 메뉴에 일관성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겠고 다른 한정식 집에 비해 메뉴 구성도 퀄리티가 있고 맛이 좋다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계절한정식 명성의 직원들이 이 코스 요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먹어 봤을까 하는 의구심은 들었다. 조금만 메뉴 구성을 바꾼다면 칭찬 일색이었을 텐데 말이다.

 

마지막에 숭늉이 나오고 밑반찬 몇가지와 굴비가 나왔다. 막판까지 해산물 천국인 것이다. 가격에 비해 재료 상태가 좋고 맛도 있고 가짓수만 채운 게 아니라 하나하나 정성을 다한 요리라는 점은 합격점.

 

다만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속이 부대끼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분명 메뉴 하나 하나만 놓고 보면 깔끔한 음식이 많은데 정작 내 속은 깔끔하지 못했다는 점. 이를 날려 버릴 강력한 한 방을 가진 킬링 포인트가 될 만한 음식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메뉴 구성을 두가지 정도 달리해 본다면 전복찜이나, 생전복 중 하나를 매콤한 무침 종류로 바꾸고, 낙지 연포탕을 칼칼한 국이나 탕으로만 바꿔도 만족도가 훨씬 높을 듯하다.

 

그나마 후식으로 배라도 나와서 다행이었는데 배는 또 상태가 그냥 그랬다. 

 

해산물을 좋아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선호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

 

계절한정식 명성의 경우 메뉴에 해산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해산물을 좋아하고 자극적인 양념이 싫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선호하는 분이라면 확실히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하지만 자극적인 양념을 선호하는 분들께는 추천을 드리진 못하겠다. 나오는 구성에 그런 메뉴 자체가 별로 없다. 초반에는 굳이 자극적인 양념이 아니어도 충분히 재료 자체의 맛으로도 어필을 할 수는 있지만 한정식 특성상 나오는 가짓수가 많다 보니 뒤에 가선 충분히 물릴 수가 있는 구성이다.

 

우리가 먹었던 것은 저녁 A코스 13만원 짜리였고 4인 상차림이다. 당시 인당 추가 비용은 2만원이었는데 우리가 다 먹고 결제를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금액이 높게 나왔다. 메뉴판을 보니 이 집 술 값이 좀 비싼 편이다.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 구성이라 청하를 시켰더니 청하가 한 병에 8천원이었다. 금액 대비 음식 퀄리티가 높은 대신 술로 마진을 많이 남기는구나 하고 나름의 추측을 했다. 소주는 한 병에 5천원 맥주도 5천원. 

 

앞으로 가격이 변할 수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 확인은 계절한정식 명성 홈페이지를 참고 부탁드린다. 아래 링크를 통해 접속하실 수 있다.

 

▷ 광주 서구 마륵동 계절한정식 명성 홈페이지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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