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여행 : 영주시 희방사,희방폭포의 초가을 소백산 정취

 

 

 

소백산으로의 초가을 여행


경상북도 영주시, 봉화군 그리고 충청북도 단양군에 걸쳐 있는 소백산은 우리나라의 명산 중 하나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단양쪽은 각종 동굴과 구인사 등으로 유명하고 영주시 쪽은 철쭉축제와 소백사, 부석사 그리고 소백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연화봉 등이 유명하다.

 

규모가 큰 산 답게 여러 곳의 등산코스가 있는데 꼭 봉우리를 오르지 않아도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갈 수 있는 희방사 코스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 코스는 희방사역에서 출발할 경우 거리가 제법 멀어지고, 버스 정류장에서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차를 타고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가장 짧게 소요된다.

 

 

이곳을 오를 때는 주차비 외에 문화재 구역 입장료가 부과되는데 성인 개인 기준 2천원으로 크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물론 사찰을 둘러보지 않는 분들은 아까울 수 있겠지만 이곳을 관리하는 비용이라 생각하시고 좋은 마음으로 힐링하시면 되시겠다.

 

 

 

 

희방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시원한 풍경이 멋진 곳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우거진 숲길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주차장에서 희방사까지만 오고 가는데는 한시간 남짓한 짧은 코스에 속하므로 큰 부담도 없다. 1주일 전쯤 올랐지만 산중이라 10월 초부터 쌀쌀한 바람이 처음에는 몸을 움츠러들게 하지만 좀 걷다 보면 열이 나면서 상쾌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이 곳 코스는 연화봉을 오르는 코스이기도 해서 제법 전문 장비를 갖춘 등산객도 종종 보인다. 길을 오르던 사람들은 돌무더기 같은 석탑을 세우며 저마다의 소원을 기원하곤 한다. 혹은 나처럼 별 생각 없이 나도 한번 쌓아보고 싶다는 충동에 굴러다니는 돌맹이 하나 주워 소소한 추억을 만드는 사람도 의외로 만을 것이다.

 

 

 

조금만 숲길을 걷다 보면 이내 물 흐르는 청량한 소리가 들려온다. 소백산 자락을 타고 흐르는 희방계곡은 이 곳을 올라가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숲이 우거진 이 곳을 걷고 있다보면 한 여름에 걸어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다.

 

 

 

내륙지방 최대 폭포인 희방폭포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폭포는 제주도에 있는 천지연 폭포이다. 내륙지방에서 제일 규모가 큰 폭포를 꼽으라면 이 길을 오르다 만나게 될 희방폭포라 할 수 있다. 높이 28M로 특히 여름에 비가 많이 오고 난 다음에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는 천연 에어컨 못지 않는 시원한 바람을 뿜어 낸다.

 

 

폭포는 한여름에 봐도 멋있지만 가을철 단풍철 풍경도 장관이다. 이제 막 폭포 주변의 잎이 노랗게 변해가는 시점이라 약간 아쉬움이 남았지만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잎 색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가슴 한 구석이 어딘가 막힌 듯한 느낌이 든다면 희방폭포 앞에 서보는 것은 어떨까?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신선 놀음을 한 듯 걱정거리가 잊혀질지도 모른다.

 

 

폭포를 뒤로하고 다시 희방사를 향해 올라가면 제법 난이도 있는 계단을 만나게 된다. 아마 희방사까지 올라가는 코스 중에 가장 난구간을 꼽자면 이 희방폭포 옆 계단길이라 할 수 있다. 힘들지만 계단을 올라가는 중에도 가을은 소리 없이 떨어져 있었다. 목재 계단과 빛바랜 고무, 그리고 바스라질듯 말라 있는 낙엽은 단조의 화음을 만드는 듯 아련하고 쓸쓸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다리가 저려올 때쯤 고생했던 보람을 느끼게 할 만큼 장관인 풍경이 펼쳐진다. 녹색과, 간간히 보이는 적색, 그리고 하늘색과 구름의 흰빛은 사람이 손으로 도저히 그릴 수 없을 듯한 풍경을 보여주고 계단 끝에 다다르면 다시 다리가 나오며 희방폭포를 위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위로 올라 갈수록 점점 가을이 다가왔음을 느끼게 한다. 어찌보면 각자 제멋대로의 색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조화는 단풍이 절정일때의 붉은 빛 천지와는 또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다시 희방사로 오르는 길에는 계곡이 펼쳐지고 이내 곧 희방사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작은 규모지만 자연에 어우러진 사찰 희방사


희방사는 규모가 큰 사찰은 아니지만 그 역사는 무려 신라 선덕여왕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고찰이다. 영주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은 부석사이지만 부석사는 자연에 안겨 있기 보다는 규모가 큰 탓에 사찰이 더 돋보인다면 이 곳 희방사는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소백산에 안겨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둘러보는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이 사찰은 어찌보면 그 자체를 보기보다 연화봉까지 올라 가기 힘들어 반환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구실이 되어줄 수 있는 이정표와도 같다.

 

 

이 작은 사찰에도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고생하셨다고 목이나 축이라고 만든 약수가 있다. 소박한 절 풍경만큼이나 아기자기하게 부처님들을 모셔 놓은 것이 미소 짓게 만든다.

 

 

그렇게 짧은 희방사 구경을 마치고 나면 돌아가도 좋다. 산은 똑같은 길이지만 올라갈때의 풍경이 다르고 내려갈때의 풍경이 달라 내려가는 도중에도 미쳐 못본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물론 올라오면서 좋았었기에 다시 봐도 좋은 풍경을 한번 더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희방사 옆 계단만 제외하면 그렇게 힘든 코스는 아니기에 돌아가는 길에도 힘들지 않고 경쾌하게 걸을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많은 열매가 눈에 띄었다. 떨어진 밤송이와 산사열매 그리고 이름 모를 붉은 열매가 추석 즈음 가을 느낌을 잘 살게 해주었다. 아마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 단풍 절정에 이른다면 제가 보았던 풍경보다 더 멋진 풍경을 보실 수 있을 듯 하다. 너무 힘들지 않게 단풍을 느끼고 싶다면 소백산 희방사코스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