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부석사 맛집 자미가 : 맛있는 나물이 가득한 곳

산골 밥상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영주 부석사 앞 맛집 자미가

2016년에 영주 여행을 갔을 때 맛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 초점이 죄다 나가서 포스팅을 못한 비운의 맛집이 있다. 바로 영주의 대표적 관광지 부석사 앞에 있는 자미가라는 식당이었다. 4년이 지나 친구들이 아닌 어머니와 함께 부석사를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반가운 맛집을 다시 찾아볼 수 있었다. 

 

부석사 주차장 앞에 큰 규모로 있기 때문에 찾기는 어렵지가 않다. 청국장 명인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걸 보니 청국장이 가장 자신 있나 보다.

 

내부는 굉장히 넓은 편이다. 관광지 앞에 큰 식당. 딱 맛 없기 좋은 조건으로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가격표는 이러한데 메뉴 선택을 망설이면 직원 분이 와서 산들정식으로 추천을 해주신다. 도토리묵과 고등어구이, 청국장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여러 가지 먹기에 가장 적합하다. 

 

청국장이 빠져 있긴 한데 대략적인 상차림 구성은 이러하다. 청국장이 함께 있는 사진을 못 올린 이유는 그 역시 흔들렸기 때문.

 

우선 고등어구이. 경북 내륙쪽은 바다와 멀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생선 구이를 시키면 짠 경향이 강한데 간이 딱 맞다. 간이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긴 한데 대부분 만족할만한 상태라 볼 수 있다. 

 

기대했던 도토리묵 무침은 실망스러웠다. 실패 원인은 분명했다. 사과를 넣었기 때문이다. 도토리묵무침은 양념의 짭조름하면서 살짝 매콤한, 그리고 도토리묵의 쌉싸름함이 어우러지는 맛으로 먹는 건데 모든 맛을 다 깨고 사과 맛이 두드러진다. 

 

2016년 여름에 찾았을 때는 도토리묵 무침에 이런 몹쓸(?) 짓은 안 했는데 나름 제철 과일이라고 넣어 두셨던 게 아쉽게 되었다. 안에 실제로 사과도 들었는데 과일이다 보니 물러서 식감도 영 파이였다. (서울말로 영 별로다 ㅎㅎ)

 

청국장. 향이 역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서 청국장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입문용으로 도전해 보기 좋은 그런 청국장이다. 다만 찐득하고 향이 강한 청국장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다. 양이 다소 적어 보이는 것은 그릇에 옮겨 닮고 찍었기 때문에 실제 양은 이렇게 적지 않다.

 

 

각종 야채와 함께 청국장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쓱싹쓱싹 비벼주면 웬만한 산채비빔밥 전문으로 하는 집보다 훨씬 맛있는 비빔밥이 탄생한다. 2016년 여름과 야채 구성이 다른 걸 보면 제철 야채로 조리를 하는 듯하고 그렇기 때문에 건강하게 맛있다.

 

보통 건강과 맛있는 건 따로 노는데 이 집은 건강하면서도 맛있어서 좋다. 모든 야채가 상태가 좋기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인데 역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은 뭔가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야채 상태가 좋다는건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특별히 보정을 하지 않아도 때깔부터가 다르다.

 

하긴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영주 지역은 사방이 산지로 둘러 쌓인 분지이기 때문에 좀 더 원활하게 제철 나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 가지가 넘는 기본 반찬의 맛 하나하나가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재료가 더 좋으면 물론 더 훌륭한 음식을 만들기 쉽겠지만 재료 하나 하나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나올 수가 없는 완성도라 볼 수 있다. 물론 도토리묵무침을 사과 때문에 망치긴 했지만 다른 계절에 가면 도토리묵무침도 맛있다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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