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대성당 : 하나의 박물관과도 같은 곳

고야와 콜럼버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세비야 대성당

이미 이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왔을 때 수많은 성당을 다녀왔던 터라 2016년도 유럽여행에선 최대한 성당을 배제한 루트를 계획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두 성당이 있었으니 하나는 세비야 대성당이고, 다른 하나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였다. 

 

많은 유럽 성당을 봤지만 세비야 대성당은 광각렌즈로도 그 위용을 다 담기 어려운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세비야 대성당에 가보고 싶었던 것은 꼭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비야를 대표하는 관광지여서 그런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저 당시 가격은 9유로였는데 지금은 10유로로 오른듯 하다. 

 

세비야 대성당 홈페이지에 가보면 600여 점이 넘는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확실히 내가 갔던 성당 중에서는 가장 미술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고 성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미술품이 많았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답게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사람이 신의 스케일을 담아내려 했던 열망이 만들어낸 결과물 이리라.

 

세비야 대성당을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이 사람 때문이었다.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아메리카 원주민들 입장에서 보자면야 이 사람만 한 원수도 없겠고 스페인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나 어찌 되었건 스페인의 황금기를 열게 해 준 공신이다. 

 

그의 이력은 특이한데 스페인 사람이 아닌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이며 이사벨라의 여왕의 후원으로 아메리카 땅을 밟게 되지만 이사벨라 여왕이 죽자 그도 함께 몰락해 스페인에서 병사한다. 이후 유해가 캐리비안해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다시 스페인 세비야로 옮겨 오게 되는데

 

그의 유언이 죽어서도 다시는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 였기 때문에 그 뜻을 존중해 관을 땅에 묻지 않고 위 사진과 같이 공중에 뜨게 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쯤 되면 망자의 뜻을 받든 건지 아님 말장난으로 망자를 조롱한지는 헷갈린다.

 

성당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면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위에 사진 오른쪽 그림을 그린 이는 그 유명한 고야이다. (촬영 금지가 아니라 플래쉬 금지 표시이니 사진은 찍어도 됩니다.)

 

이 넓은 성당을 어떻게 채웠을까 싶은데 정교한 조각상과 그림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뭔가 무서운 느낌이 드는 기둥도......

 

성유물도 가득한데 금장으로 된 성유물도 많아서 스페인 황금시대 때 가톨릭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스페인의 위용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다.

성서에 주요 사건을 대단한 스케일로 표현해 놓았다.

 

금장뿐만 아니라 은으로 된 성유물도 한 가득이다. 이쯤 되면 어디 국립박물관에 있어야 할 유물을 성당이 보유하고 있는 느낌이다.

 

성당을 많이 다녀도 질리지 않은건 스테인드글라스뿐!

그리고 정말 성서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듯한 화려한 중세 시대의 성서도 볼 수 있다. 삽화 퀄리티에 글자를 또 금장으로 한 것도 있고 중세시대에 성서를 한 권 제작하려면 대단한 정성이 필요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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