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여행지 알카사르 : 스페인에 남아 있는 이슬람 궁전

세비야 알카사르 : 이슬람 궁전과 화려한 정원이 있는 곳

세비야 대성당을 보고 나서 거리로 나왔다. 낮에 보니 세비야 길거리는 확실히 여태껏 내가 봐왔던 다른 유럽 도시와는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페인에는, 그리고 그중에서도 스페인 남쪽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이슬람과 관련된 유적들이 꽤 있다. 지리적 특성상 지브롤터 해협을 두고 북아프리카 지역과 마주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북아프리카에 거주하고 있던 무어인은 이베리아 반도로 진출하게 된다. 

 

스페인 가톨릭교 세력의 국권회복 운동인 레콩키스타는 이베리아 반도 북부에서 시작되어 이베리아 반도 땅에서 이슬람을 몰아내기까지 무려 7세기 반이라는 시간이나 필요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동안 이슬람 국가가 이베리아 반도 땅에서 군림하고 있었으니 스페인 각지에서 이슬람 문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전형적인 카톨릭교 고딕 양식의 세비야 대성당을 보고 와서인지 알카사르에 들어온 순간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듯했다.

 

안에는 많지는 않지만 유물과 미술 작품 등이 몇 개 있어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하다 못해 보도블록을 깐 방식조차 유럽 특유의 반듯한 느낌과는 다르게 사선으로 배치해 색다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슬람 느낌이 가장 많이 드는 것은 정교하면서도 화려하며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을 지닌 타일에서 드러난다. 

우주를 표현했다는 거대한 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왕좌의 게임 시즌5 촬영지라는 소녀의 정원. 정면에서 바라보면 대칭 모양으로 되어 있다.

알카사르에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데 이 날 비가 오는 바람에 아쉬웠다. 

정원조차도 다른 유럽의 궁전에서 봤던 정원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정원에는 마치 장식처럼 공작새가 살고 있다. 공작새는 이곳 말고도 나중에 론다에서도 한 번 더 보게 되는데 공작새의 본 서식지는 인도나 인도네시아 같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권역이므로 이 공작새 역시도 인도와 아라비아를 거쳐 북아프키카의 무어인들에게까지 전파된 후 스페인 땅을 밟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다소 징그럽게 생겼는데 수령은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도 몇몇 있다.

 

비도 오는데 위에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것이 보여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알카사르는 본래 무어인들의 요새, 성채로 쓰이던 곳이라 그런지 그 흔적이 남아 있는 듯했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풍경이 또 달라진다. 

 

비가 와서 다니기에도 좀 불편하고 사진 상으로 봤을 때도 아쉬움은 남았지만 비 오는 날 숲에 갔을 때 나는 그런 싱그런 느낌이 나서 좋은 점도 있었다.

특이하게 건물 외벽으로 난 관을 통해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졌다. 

회랑은 폭이 매우 좁아서 두 명이 정상적으로 서서 서로 지나치는 것은 불가할 정도였다. 

썩 좋은 사진은 못 건져서 보기에는 그렇지만 알카사르 방문 만족도는 높았다. 스페인은 사실 전통적인 가톨릭교를 믿는 국가이지만 스페인을 다른 여타 국가와는 다르게 만들어주는 것은 정작 이슬람이라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온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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