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플라맹코 박물관에서 공연 관람

세비야 플라멩코 박물관을 가다

세비야 대성당과 알카사르까지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다니다 보니 슬슬 다리가 아파왔다. 좀 더 도시를 둘러볼까 하다 비 오는 날에는 컨디션이 안 좋기도 하고 체력적인 소모가 컸던 탓에 플라멩코 공연을 보는 것을 끝으로 이 날의 일정을 마무리하려 했다.

스페인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몇 가지 있겠지만 플라멩코 또한 결코 빠질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특히나 플라멩코의 기원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이니 기왕 플라멩코 공연을 본다면 세비야에서 보고 싶었다. 

다만 내가 플라멩코 공연에 대해 만족할 것 같다는 확신은 없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싶지는 않았고 다행히 세비야 플라멩코 박물관에 가면 비교적 저렴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있다 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다만 길 찾는 것은 녹녹지 않아서 세비야 좁은 골목길을 다소 헤매야 했다.

플라멩코 박물관은 세비야 골목길 한복판에 그리 크지 않은 규모로 있어서 멀리서 외관을 보고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더 헤맸던 것 같다. 여기 당도했을 때는 거의 녹초가 된 상태였다.

도착했더니 저녁때 공연이 있어서 예매를 하고 저녁에 다시 오라 했다. 

다행히 숙소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차라리 잘됐다 싶어 숙소로 복귀하는 길에 뭔가 주차장인데 너무 익숙한 장소 같은 느낌이 들어 봤더니 꽃보다할배에서 이서진 씨가 세비야에서 주차장을 찾아 한참 헤매다가 찾은 주차장을 우연찮게 지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뭔가 티비에서 봤던 거라고 해외여행에서 생전 찍지도 않던 공용주차장 사진까지 찍었나 보다.

숙소에서 컨디션을 회복한 뒤 공연을 보러 왔다. 처음에는 공연장을 잘못 찾아 1층으로 갔는데 알고 봤더니 내가 산 싼 티켓은 지하에서 관람을 해야 했다.

들어서는 순간 뭔가 와인 보관하는 동굴 같이 생겼다 했더니 무료로 와인 한잔도 주는데 맛은 뭐 그냥 그랬다.

공연은 남자댄서, 여자 댄서, 가수, 기타리스트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다. 다행히 공연 중에도 사진 찍어도 괜찮다 해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지루하면 어쩔까 싶었는데 기우였다. 

특히나 이 여자 댄서분이 춤이 굉장히 절도 있는 데다 표정 연기가 뛰어나서 보는 내내 매료되었다. 일부로 관객 눈을 중간중간에 한 명씩 보아주셨는데 나도 눈을 몇 번 마주칠 수 있었다. 표정이 섹시하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뭐라 할까 정말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강렬해서 매혹적이었다. 

 

또 남자 댄서분은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는 반면 여자 댄서분은 완전 각 잡힌 댄스를 보여주셨는데 그런 점 또한 여자 댄서분이 더 마음에 들었다. 

노래는 솔직히 내 취향이 아니었다.

중간에 옷도 갈아입고 오셨다. 

노래 빠지고 차라리 기타 연주만 하니까 들을 만 했다.

우리나라 판소리에 고수 분이 추임을 넣어주듯이 플라멩코는 춤을 추지 않은 다른 사람도 박수를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일단 내 첫 플라멩코 입문기는 대만족이었다. 다음에 스페인을 또 가게 된다면 플라멩코 공연을 또 보러 갈 것 같고 그때는 돈을 더 주고서라고 정식 공연장에서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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