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비엔나 여행 : 미술사박물관,슈테판성당,스트란드카페립

 

이미 완결을 지은 여행기를 다시 올리려니 감회가 새롭다. 이 여행은 지난 2012년 유럽여행기를 재편집해서 올리는 여행기이다. 그 당시엔 블로그 생활을 처음 하는 터라 글이 마구잡이식으로 올리기도 했고(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지만) 편집방식도 굉장히 촌스러워서 블로그 플랫폼을 옮긴 김에 막연히 생각했던 재연재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다고 예전만큼 상세하게 올리기엔 올릴 여행기는 너무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간략하게 압축해서 올릴 예정이다. 디테일은 떨어지겠지만 차라리 보시는 분들에게는 편하게 읽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카메라 기종이 똑딱이인 탓에 화질이 떨어지는 점은 양해를 구할 뿐이다.)

 

 

 

 

퇴사를 결심하고 KLM 항공을 타고 떠난 여행


누구나 회사를 다니면서 그런 순간이 있을 것이다. 더 늙기전에 이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한번 떠나보자! 라고. 어떤분은 현실 앞에 꿈만 꾸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접한 사진 한장을 보고는 도저히 여행을 안떠나고는 참을 수 없었다.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사진은 강렬하게 나를 유혹했고 결국 퇴사를 하고 퇴직금으로 여행길에 오른다. 2008년 상해여행을 갈때에도 부모님이 있었고 2009년 간사이 여행을 갈때도 쿠가 있었다.

 

하지만 이 여행은 전적으로 내가 모든 것을 알아보고 부분 부분 동행이 있긴 했지만 혼자인 순간이 더 많았던 그런 여행이었다. 계획을 세우는데에만 두 달을 쏟다가 지쳐서 마지막 나라 네덜란드는 약간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여행을 구상할때 큰 동선을 짜는 것이 중요했는데 저가항공 예약이 별도로 필요한 영국은 제외, 소매치기가 많다 악명높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제외했다. 결국 유레일패스로 한번에 여행할 수 있는 동선을 짰고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시작해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로테르담)으로 끝나는 여행을 구상했다.

 

여행국가는 총 6개국으로 주요 여행지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였고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 슬라바와 프랑스 동부 알자스 지역의 스트라스부르가 짧게 포함되었다. 항공사는 KLM 항공으로 선택했는데 비엔나로 IN 할때는 환승이 필요하지만 네덜란드에서 올 때는 한번에 오기 때문이었고 싸긴 하지만 너무 평이 안좋은 러시아 항공 같은데는 거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첫째날 비엔나에 도착했을 때는 밤 늦게 였다. 첫째날은 긴장의 연속이었던게 밤늦게 도착했는데 위탁수화물로 붙였던 배낭에서 돈을 꺼내려 하는데 공항 노숙자가 갑자기 내 얼굴을 흘깃보더니 따라 붙어서 화장실로 재빨리 이동해 1차 멘붕이 왔었다.

 

시내까지 이동은 했지만 다시 한번 지하철 표를 끊어야 했는데 이것도 잘 몰라 밤중에 어둑한 곳에서 식은 땀을 흘려가며 간신히 티켓팅에 성공, 그렇게 어렵사리 호스텔에 도착했더니 불 다 끄고 자고 있어서 그것도 멘붕.

 

다행히 내가 불끄고 어두운데서 말도 못하고 낑낑대며 짐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천사 같은 멕시코 여성분이 다른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불을 잠깐 켤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분은 다음날엔가 말을 또 걸어주셨는데 이 당시 영어가 짧기도 했고(지금도 짧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이때는 낯을 좀 가리는게 있어서 제대로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 부분이 지금도 좀 아쉽다. 내게 지금도 영어공부를 조금이라도 하게 만드는 건 전적으로 여행에 있어서 소통의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아찔했던 첫날밤을 뒤로 하고 둘째날은 네이버카페 유랑에서 미리 동행을 구했던터라 그 분과 함께 돌아다녔다. 오페라하우스 근처에서 비엔나 시티카드를 구매하고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에서 기념적인 유럽 여행 첫 일정이 시작되었다. 비엔나는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 중세에 제법 번영을 했던 도시였다. 그 찬란했던 제국의 유산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와 동유럽 여행의 중심지로 손꼽힐 만큼 다양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도시가 되었다.

 

그만큼 박물관도 많은 도시인데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은 쌍둥이 건물로 마리아테리지아 광장을 중심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엄청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어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유럽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내부는 그야말로 상상이상으로 거대했다. 수 많은 명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나 다름 없었다. 동행과 같이 다녔기에 사진을 많이 찍진 않았지만 유럽의 스케일에 단번에 압도당할만큼 멋진 곳이었다. 나중엔 보다 보다 지쳐 다리가 너무 아파왔던 곳으로 비엔나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방문해보길 추천드린다.

 

 

노르드제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슈테판 성당으로 이동

 


미술사 박물관을 보고 향하게 될 곳은 슈테판 성당. 4월말 오스트리아는 날씨도 좋아서 한껏 들뜬 마음으로 이동을 했다. 스페인 승마학교 쪽을 지나서 가게 되는데 그래서 말과 관련된 이미지를 쉽사리 찾을 수 있다.

 

 

호스텔에서 조식은 먹었는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던중 여행계획 세울때 간단히 먹기 좋다는 노르드제가 눈에 띄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선 해산물을 그렇게 다양하게 즐기는 편이 아닌데 (특히나 오스트리아는 내륙국가이니까) 해산물 샌드위치를 파는 체인점이 그래서인지 따로 존재한다.

 

 

노르드제는 기억하기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만 찾아볼 수 있고 다른 국가에선 찾기 힘들다 했다. 이곳에서는 새우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게되었는데 내용물은 맛있었으나 빵이 너무 딱딱했다. 턱관절이 발달해야 잘 먹을 수 있는 이 샌드위치는 그래도 안에 내용물이 맛있어 여행 중 한두번인가 더 먹게 되었다.

 

 

노르드제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슈테판성당을 향했다. 이 성당이 내가 본 유럽 첫 성당이어서 그런지 보자마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카메라로 한번에 담기도 힘들정도로 거대한 위용이 고딕양식인 탓이라 그런지 더욱 압도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지금은 워낙 많은 유럽 성당을 본 탓에 작년에 재방문 했을때는 그렇게까지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처음 보았을때는 내부까지 세세하게 볼 정도로 관심있게 봤다. 스테판은 성경에서 순교한 인물로 우리나라 사람에겐 스데반 집사로 더 잘알려져 있을 것이다. 지하철 역 이름에 스테판이 들어갈 정도로 비엔나에선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엔나거리 풍경 - 왕궁정원, 국회의사당, 그리고 오스트리아 커피 멜랑쥐

 

 

 

봄날의 비엔나는 환상 그자체이다. 수많은 꽃이 있는 정원이 여행자를 반긴다. 왕궁정원은 많은 시민의 휴식터로 비엔나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일부처 찾지 않아도 지나가는 길에라도 한번 볼 법하다.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그들을 보니 왜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로 선정되는지 알 듯 했다. 비엔나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중 한 곳이다.

 

 

비엔나는 구시가지를 트램이 빙둘러 나가는데 링 트램이라 한다. 그리고 링 안쪽과 바깥쪽으로 쉽사리 구역을 구별 한다. 아무튼 이링을 따라 걷다보면 오스트리아와 비엔나의 주요 건물을 만날 수 있는데 오페라하우스, 미술사&자연사 박물관, 시청, 국회의사당 등이 포진해 있다.

 

오스트리아 국회의사당은 균형미가 매우 뛰어난 건물로 여행자들이 자주 사진 촬영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링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더 이상 별게 없어짐을 느껴지는 때가 있다. 위에서 보이는 교회가 멀리서 보일 때인데 이곳에는 나름 현대적인 카페가 있어서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작년에도 별 생각 없이 이 카페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비엔나하면 떠오르는게 아마 비엔나커피와 비엔나소시지 정도 일텐데 그 유명한 비엔나 커피를 직접 맛보게 된것이다. 오스트리아에는 커피 이름이 다른 지역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데 여행자가 가장 일반적으로 마시는 커피가 이 멜랑쥐(멜랑지)일 것이다.

 

커피에 우유가 들어간 것으로 우유맛이 잘 전해지는 마일드한 느낌의 카페오레랑 비슷한 커피라 보면 되겠다. 여기에 휘핑크림을 얹은 것이 아인슈페너로 그 맛에 홀딱반해 처음에 블로그 개설할 때 닉네임을 아인슈페너로 썼을 만큼 나는 멜랑쥐의 부드러운 맛보다 아인슈페너의 진득하 맛을 더 선호한다. 아쉽게도 멜랑지는 어딜가도 볼 수 있지만 아인슈페너는 일부 카페에서만 판매하는 듯 하다.

 

이 곳은 아인슈페너가 없어서 2016년에 재방문 했을때 너무도 아쉬운 마음으로 멜랑지를 또 한번 먹게되었다.

 

 

 

도나우 강에서 비엔나 립을! - 스트란드 카페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세가지를 꼽으라면 돈까스와 비슷하지만 송아지 고기로 만든 슈니첼.(비엔나 지역의 조리법으로 만든 슈니첼은 특별히 비너슈니첼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립스 오브 비엔나에서 보통 많이 드시는 립. 그리고 디저트 때문에 수많은 여성분들이 방문하는 자허 카페의 토르테(초콜릿케이크).

 

이중에서 자허카페는 방문의사가 없었지만 립과 슈니첼은 반드시 먹어봐야 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립스 오브 비엔나는 중국인 관광객들때문에 짜증난다는 평이 많아서 알아보다가 방문하게 된 곳이 스트란드 카페. 지금이야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까지 유명하진 않아서 유랑에 몇몇분들만 소개하는 정도였죠.

 

 

이곳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도나우 강변에 위치한다는 것. 그 바람에 이동에 시간은 좀 잡아먹고 역에서 내려서 좀 걸어야한다는 점이 있지만 대신 멋진 풍경을 보며 너무나 맛잇는 립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죠.

 

유럽에서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된다는걸 이곳에서 알게 되었는데 직원분들 참 무뚝뚝하나 싶다가도 팁 주면 표정 금새 밝아져서 사람 살아가는거 이곳이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받을때는 팁도 안드리는데 참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곳에서 립과 슈니첼을 시켰는데 둘 중에 하나만 시켜야 한다면 무조건 립을 추천드립니다. 슈니첼도 무난히 한국사람들한테 맞는 음식이지만 돈까스에 비하면 특별한 맛은 아닌데 비해 이곳의 립은 양도 많아서 좋고 맛도 뛰어 납니다.

 

전 이곳에 와서야 손재주 별로 없는 저에게도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립을 제가 기가 막히게 잘 발라 내더라구요. 동행분은 잘 못발라 내셔서 제가 막 대신 발라드리기도 했습니다.

 

아마 2019년경 어머니 환갑을 맞아 유럽여행 같이 갈수도 있을텐데 그 때가면 동영상으로 찍어서 비엔나 립을 잘 발라먹는 법을 알려드리고 싶어지네요. 작년에 갔을때 찍을 걸 미쳐 생각을 못했습니다.

 

*비엔나의 현지 표기는 빈(wein)입니다. 비엔나는 영문식 표현인데요 빈은 게르만 답게 딱딱한 느낌이 들고 비엔나는 좀 부드럽고 우리에게 친숙한 지명이라 비엔나로 저는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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