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역으로 기차표 구매하러 갔다온 힐링 아침 산책

론다역에서 렌페 티켓 예약하고 여유로운 아침 산책을 하다.

본래 론다에서는 하루만 자고 지브롤터를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같이 간 일행이 사정이 생겨 먼저 귀국한 바람에 도저히 지브롤터까지 혼자 갔다 오기는 지칠 거 같아 1박을 하려 했던 론다에서 2박을 하게 되었고 당일치기를 하려던 코르도바에서 1박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보통 론다는 당일치기나 1박 정도를 하는 편인데 나는 생각지도 못하게 론다에서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원래 낮시간대에 예약하려 했던 코르도바행 기차표 예약도 둘째날 아침에 여유 있게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론다는 낮과 밤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보통 패키지 단체팀이 많아지는 낮시간대나 저녁식사, 술, 야경을 즐기기 위해 밤 시간대에도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은근 사람이 많다. 워낙 유명세를 치르는 곳이라 어쩔 수 없다 싶었는데 주말 론다의 아침은 한없이 고요하기만 했다.

 

론다역 기차표 구매와 론다에서 코르도바 기차 편 및 소요시간

 

론다 기차역은 소도시역답게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다. 

 

그래서 역에서 헤맬 것도 없다. 정직하게 기차표 구매하는 곳, 앉아서 대기하는 곳, 역 구내식당이 위치해 있다.

 

론다에서 코르도바로 바로 가는 기차는 하루에 한 대 밖에 없고 출발시각도 오후 네시 반경이라 너무 늦게 도착할 것 같아서 환승 기차 편을 택했다. Antequera-Santa Ana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역에서 환승을 하는데 평일에는 보통 두 시간 반 정도 내외 시간이 소요되고 주말에는 두시간 정도 소요되는 조금 빠른 도착 편이 있다.

 

 

기차표를 생각보다 수월하게 구매하고 나니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세상엔 새소리 외에는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정도만 들리고. 공기는 맑고. 햇살은 따사롭고. 론다에서 둘째 날은 컨디션이 극강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는 그런 날이었다.

 

건널목을 건너려는데 요란한 신호음이 들리고 차단기가 내려왔다. 

 

그렇게 운 좋게 스페인 기차 렌페가 지나가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익숙한지 그저 무심한 표정으로 기다리는 지루한 순간을 견뎠다.

 

지나가다 독특하게 생긴 건물이 있어서 홀리듯 다가섰다. 처음엔 도서관인가 했더니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체육관 건물이었다. (Piscina Cubierta Cubierta de Ronda) 론다역 북서 측에 접한 건물이다.

건물 주변을 서성였는데 보다 보니 축구 경기장이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자동차 회사명이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었다. GM도 아니고 대우라니. 우리나라에선 단독으로 대우자동차라는 이름을 들어본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뜻밖에 스페인에서 대우라는 이름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특별히 볼 것도 많은 게 아니었지만 혼자 조용히 이곳 주민들이 어떻게 꾸미고 사는지 아주 일부분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유럽 사람들은 저렇게 아기자기 꾸미는 것을 잘한다. 물론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훨씬 더 예쁘게 꾸미고 사는 분들이 많지만 도시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저렇게 까지 가지는 못하는 것 같다.

 

주거단지에 뜬금없이 심오한 조각상이 놓여 있다. 특별한 사람인 걸까?

 

어느 도시나 주말 아침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지만 론다에는 특히나 더 사람이 없었다. 어제까지 그렇게 붐비던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귀신 같이 밥 먹고 트래킹을 나서니 사람이 많아져 있었다.

 

호텔 정원에서 론다 절벽아래 풍경을 감상했다. 막상 살자면 여러모로 불편한 점은 있겠지만 이런 장엄한 경관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은 부러웠다. 이것도 익숙해지면 아무렇지 않을까, 하지만 나에게는 늘 새롭게 다가올 것만 같은 그런 풍경이다. 이렇게 해서 나름 힐링한 론다의 아침산책은 대만족으로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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