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에서 세번의 메뉴 델 디아 : 맛집 Taberna la Merced

스페인의 런치 세트 메뉴 델 디아 론다에서 세 번 맛보기

스페인은 혼자 여행해도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어서 좋다. 저녁에는 타파스를 통해 이 것 저 것 먹어 볼 수 있다면 점심 때는 메뉴 델 디아로 최소 두 종류 이상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한 집에서 두 번의 메뉴 델 디아를 경험하다 - 가정식 맛집 Taberna la Merced

Taberna la Merced는 타파스 음식 전문점인데 점심 때는 메뉴 델 디아를 선보인다. 론다를 걷다 보면 한번쯤 보게 되는 자비의 성모 마리아 론다 교회 (Church of Our Lady of Mercy Ronda)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론다 노을 명소인 알마레다 델 타호 공원 인근이기도 하다.

 

가격은 2016년도 가격이니 무시하셔도 좋다. 대략 이런 메뉴를 파는 집이라고 보시면 된다. 구글 맵으로 검색해 보니 아직도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그날 그 날 메뉴가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주문 방식은 복잡한 거 같지만 간단하다. PRIMER PLATO에서 원하는 음식 하나 고르면 되고 SEGUNDO PLATO 에서 원하는 음식 하나 고르면 된다. 2016년 당시 가격으로는 이렇게 고르고 단돈 8유로 밖에 안 했다. 구글맵에 있는 사진을 보니 지금은 최소 10유로 이상인 듯하다.

 

가게 내부는 한산해서 좋았다. 처음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서 맛이 없으려면 어쩌나 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일단 더우니까 콜라를 시켰는데 이렇게 귀요미 콜라가 나왔다. 

 

첫 번째 음식은 카요스 스튜로 골랐다. 돼지고기 위와 병아리 콩이 들어가 있고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해서 끓인 스튜이다.  비주얼을 보고 사실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웬걸? 한국인 입에 잘 맞는 맛이다. 유럽에서 은근히 따뜻한 스튜를 먹기 힘든데 오래간만에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너무 좋았다. 

 

다음 요리는 이름도 길었던 POLLO AL AJILLO CON PATATAS. POLLO는 닭고기 AJILLO는 마늘. 뽀요 알 아히요(POLLO AL AJILLO)는 스페인의 전통적인 닭고기 요리이다. 닭고기와 마늘 조합이면 한국 사람 입에 안 맞을 리 없다. 양이 다소 적은 게 아쉬웠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CON은 영어로 With의 의미이고 PATATAS는 감자를 뜻한다. 근데 어째 치킨보다 감자가 더 많은 느낌이다. 뭐 유럽 와서 감자는 물리도록 먹기 때문에 감자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내가 웬만하면 해외여행 가서 같은 집은 안 가려고 한다. 다양한 집을 가보아야 포스팅할 거리도 늘어나기 때문인데 전날에 갔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음날에도 들리게 되었다. 다음날에는 메뉴가 조금 바뀌어 있었다.

첫 번째 음식은 SOPA DE PICADILLO (쏘빠 데 삐까디요)를 주문했다. 닭 국물에 햄, 계란, 빵이 들어가 있다. 뭔가 이 집 메뉴 구성이 한국인 취향 저격이다. 뭔가 스페인식 닭곰탕 먹는 기분이었달까? 거기에 밥이 아닌 튀긴 빵이 들어가 있으니 이게 또 식감이 재밌어서 만족스러웠다.

 

두 번째 음식으로는 JIBIAS CON ENSALADILLA RUSA이다. JIBIAS는 오징어를 뜻하고 ENSALADILLA RUSA는 러시안 샐러드인데 감자를 베이스로 마요네즈 등과 함께 여러 야채를 섞은 샐러드를 말한다. 이건 뭐 맛없기가 힘든 조합이다. 근데 뭐 특별할 것도 없는 음식이기도 하다. 오징어 튀김에 감자 마요 샐러드. 딱 우리가 아는 그 맛이다.

 

그저 그랬던 Cafetería Estación Renfe

이 날은 컨디션이 안 좋았던 허름한 호텔에서 묶었던 탓에 몸살이 나고야 말았다. 론다는 떠나야 했는데 거리를 돌아다니며 식당을 찾을 기운도 없어서 전날 기차표 예매하러 왔을 때 슬쩍 보아 알게 되었던 Cafetería Estación Renfe를 방문했다.

 

약간 아점 시간대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지금은 얼마인지 모르겠다. 기운이 없어서 메뉴 사진도 대충 찍은 듯하다.

 

일단 몸이 으슬으슬해서 커피부터 주문했다. 커피는 먹을만했다. 

 

수프 하나를 시켰는데 음..... 아파서 입맛도 없는데 까끌까끌한 식감의 이 수프는 도무지 넘어가지가 않았다. 아니 입맛이 정상이었어도 맛없을 듯한 느낌.

 

그래도 나름 스페인 왔는데 엔초비는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생각했나 보다. 결과는 굳이 다른 맛있는 걸 두고 엔초비는 시켜 먹지 않으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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