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여행의 보물 메스키타가 있는 코르도바

론다를 떠나 코르도바로

한 달 정도의 2016년 유럽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론다를 떠나 코르도바로 향했다. 일정이 짧은 여행자라면 사실 코르도바는 많이 가는 도시는 아니다. 주변에 론다, 세비야, 그라나다 등 쟁쟁한 도시가 워낙 많이 있기 때문이다. 

 

론다에서 마드리드까지 한 번에 가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중간에 들를 곳을 찾아보던 도중 코르도바라는 도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코르도바는 당일치기를 하려 했던 곳이나 여행 중 변수가 생겨 코르도바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코르도바의 단점 중 하나는 기차역에서 관광지가 몰려 있는 구시가까지 거리가 떨어진 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전날 호텔 컨디션이 너무 최악이었던 탓에 이 날은 기어이 몸살이 걸려 컨디션이 유럽 여행 도중 최저로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코르도바는 전체적인 느낌은 남아 있는데 디테일 한 것들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버스를 타고 어찌어찌 숙소를 찾아 가는 길. 언덕길도 있고 골목도 미로 같고 그 와중에 골목은 또 예뻐서 사진으로 담았다.

몸 상태만 좋았더라면 코르도바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을 텐데......

 

백패커 알 카트레(Backpacker Al-Katre)

현지에서 급하게 알아봤던 숙소이다. 호스텔이고 숙소 검색하다 예뻐 보여서 선택했다. 뭔가 현지인이 거주할 거 같은 외관이었달까? 주인분 친절하셨고 시설은 그냥 뭐 호스텔이고 조식을 줬던 거 같은데 사진은 안 남아 있다.

 

구시가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역에서 찾아가기가 까다롭긴 한데 숙소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주변이 온통 코르도바 대표 관광지이고 골목골목 다니는 느낌이 좋다.(힘들 뿐;) 사실 이 날 저녁 일찍부터 테라플루 먹고 딥 슬립 해서 많은 기억이 없다.

 

스페인에 남아 있는 이슬람 문명의 흔적 코르도바 메스키타

숙소에 도착해서 기진 맥진해 있었다. 너무 아파서 코르도바 관광은 그냥 포기할까 수도 없이 고민하다 이게 내 인생 마지막 코르도바 여행일지도 모르는데 사진이라도 남기겠다며 일단 메스키타부터 찾아 나섰다.

 

메스키타는 스페인 말로 모스크이다. 스페인 남부 지방은 특히나 아랍 문명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기 때문에 여러 도시에이슬람 문화가 남아 있다. 당연히 여러 메스키타 있겠지만 스페인에서 흔히 메스키타라고 말하면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를 떠올리게 된다.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인데  이슬람 세력이 스페인에 진출했을 때 세력의 중심도시가 바로 코르도바였기 때문이다. 중동의 모스크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이슬람 사원을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 규모가 실로 장대하다. 

 

건물 내부를 둘러보는 것은 유료이나 중정인 오렌지 정원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코르도바는 유럽 내에서도 더운 곳으로 유명한 지역인데 오렌지 나무 그늘에 앉아 쉬기 좋은 곳이다.

 

말이 정원이지 거대한 메스키타에 둘러 싸여 있기 때문에 오렌지 정원은 흡사 광장 느낌도 난다.  밖에서만 보아도 충분히 멋지지만 그래도 내부도 둘러보기로 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입이 떡 벌어졌다. 수많은 아치형 기둥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유럽에서 보던 그런 아치가 아니어서 더 이색적이었다. 

 

이스탄불의 아야소피아가 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했다면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는 역으로 모스크를 성당으로 개조했다. 이슬람인가 싶다가도 갑자기 기독교 문명이 곳곳에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건축 양식만 이슬람이지 내부는 가톨릭과 관련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이 바닥에 투영된 것이 아름다워서 찍어 보았다.

 

얼마나 거대한지 건물내부에서 반대편 끝도 잘 보이질 않는다. 몸살이 걸렸는데 밖에는 덥지만 안에는 또 시원하다. 낑낑대며 힘들었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지루할만하면 기독교 문명이 튀어나오고

 

기독교 문명이 질린다 싶으면 아랍문명 특유의 화려한 문양이 반겨준다. 

 

화려하게 장식된 흰 돔 밑으로 찬란하게  금빛으로 빛나는 기독교 유물.  코르도바가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내부에는 건물 규모에 비해 다소 소박한 예배당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로 치면 유골함, 봉안함 같은 건가 보다.

 

처음에는 그래도 숙소에서 쉬고 와서 신나게 보았는데 내부를 둘러볼수록 몸살이 심해져 많은 사진을 남기진 못했다. 다시 기진 맥진 해서 걸을 힘도 없어서 오렌지 정원에서 한참 멍하니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했다. 

 

몸 상태가 저리 안 좋았는데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곳. 몸이 좋았을 때 가봤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메스키타 때문이라도 스페인여행 가실 때 코르도바를 꼭 놓치지 않고 들리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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