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도바(Cordoba) 여행은 골목만 걸어도 재밌다.

걸을 맛이 나는 코르도바 여행, 더운 것만 빼고

메스키타를 둘러보고 그냥 숙소에 가서 쉴까 하다 블로거의 사명감인지 뭔지가 발동해서 조금 더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블로그 안 했으면 진짜 그냥 숙소 가서 쉬었을 거 같다.

 

코르도바에 대해 엄청 조사하고 간 것은 아니고 아파서 이동하면서도 찾기 않았기 때문에 일단 과달키비르강으로 가보기로 했다. 메스키타에서 코르도바 로마의 다리까지는 매우 가까운 거리를 이동한다.  그 사이에는 작지도 크지도 않은 규모의 광장이 있다.

 

광장의 이름은 승리의 광장(Plaza del Triunfo)이다. 이 곳에는 라파엘 승리 기념비(Triunfo de San Rafael de la Puerta del Puente)가 광장 북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무엇으로부터의 승리일까? 답은 흑사병이다. 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흑사병이 유럽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흑사병을 이겨 내며 만든 기념비가 유럽 전역에 있다 보면 된다. 라파엘은 치유의 천사이기 때문에 이 곳 사람들은 아마 흑사병을 이겨내주게 한 것은 라파엘의 보살핌이 있었다고 믿었나 보다.

 

코르도바 개선문 뿌에르따 델 뿌엔떼(Puerta del Puente).  Puerta는 문, Puente는 다리라는 뜻이다. 다리의 문이라는 매우 정직한 이름인 것이다. 

코르도바 로마의 다리. 무려 기원전 1세기 초에 과달키비르 강을 건너기 위해 건설했으며 여러 차례 재건되어 지금과 같은 모습은 918년에 무어인에 의해 개축되었다. 론다의 누에보 다리에 비하면 멋은 떨어지지만 그 역사를 생각해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스키타 방향으로 돌아보면 이런 느낌이다. 코르도바는 유럽 같으면서도 뭔가 유럽 같지 않은 풍경이 매력 적이다.

 

일단은 반대편으로 가려고 로마의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근데 은근히 거리가 멀다. 햇빛을 피할 공간이 없는 다리를 건너자니 몸살이 걸려 몸 상태가 안 좋아 더 가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여기까지만 가고 다시 돌아 왔다.

 

밥이나 먹을 곳을 찾다가 이 와중에 예쁜 집이 있어서 들렀다. 메스키타에서도 가깝고 당연히 그래서 로마의 다리에서 가깝고 얼핏 다리 반대편 풍경도 살짝이나마 보이는 곳이다. 특히나 건물 사이에 위치해서 더운 코르도바에서 그늘 밑에서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게명으로 찾으면 안 나오고 하시엔다 포르사다 데 발리나 호텔 오른편에 위치한 골목에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카페인 듯하다.

 

론다에서 콜라를 시켜도 이런 게 나오더니. 그래도 이곳에선 얼음과 레몬을 같이 주어 좋았다.

 

식전 빵도 주고. 

 

메뉴는 스페인에 가면 한번쯤은 먹어보게 되는 빠에야, 그중에서도 먹물 빠에야를 시켰다. 스페인에서 빠에야 먹으면 짜다는 평이 많던데 여긴 짜지 않았는데 사실 이때 몸살에 걸려 입맛이 정상은 아니었어서 짠맛을 잘 못 느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 날 아픈데도 불구하고 나름 맛있게 먹었다. 아프니 괜히 밥이 생각났던 하루. 이때 컨디션은 다시 한번 최악으로 치달아 결국 내가 좋아하는 야경 투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숙소에 들어가서 테라플루 먹고 저녁부터 미친 듯이 잤다.

 

아침에 눈을 뜨니 몸이 가벼웠다. 너무 일찍 자서 잠도 일찍 깼다. 그제야 이대로 코르도바를 떠나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침 산책을 나섰다. 아침에 돌아다니니 낮처럼 너무 덥지도 않고 좋았다. 

 

그냥 딱히 목적도 없이 호스텔 근처 숙소만 돌아다녔는데 찾으러 갈 때는 고생스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 구시가지 쪽에 숙소를 잡은 덕에 관광은 편한 장점이 있었다.

 

좁은 골목길 건물과 건물 틈사이에 나무도 답답해 보이지만 묘하게 이뻤고

 

 

특별한 것 없는 풍경인데도 이국적이라 마음에 들었다.

 

지나고 보니 아쉬움으로 가득한 코르도바. 대강 둘러보아도 예뻤는데 제대로 알아보고 다녔으면 더 멋진 여행이었을 텐데 말이다. 짧았던 코르도바에서의 1박 2일을 뒤로하고 마드리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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