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패키지 : 크로아티아 라스토케

작은 플리트비체, 라스토케 마을

플리트비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플리트비체의 풍경을 축소해서 옮겨 놓은 듯한 마을이 있다. 꽃보다 누나 촬영 이전에도 플리트비체는 어느 정도 알려진 편이었지만 이 마을은 사람들이 거의 모르던 곳 중 하나였다. 하지만 꽃보다 누나 방송 이후로 급 유명세를 타며 이제는 플리트비체와 거의 세트 상품처럼 같이 묶어서 둘러보는 필수 방문지가 된 곳. 바로 크로아티아의 작은 마을 라스토케이다.

 

라스토케라는 지명의 뜻은 강이 갈라지는 곳이다. 코라나강과 슬루니치차강이 합류한 지점으로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느낌의 지명을 찾으면 양수리쯤 되겠다. 

 

라스토케는 상류인 플리트비체로부터 흘러 내려온 물이 흐르는 곳으로 많은 폭포와 연못 등이 있어 작은 플리트비체라고도 불린다. 플리트비체가 뭔가 장엄하다면 이 곳의 풍경은 보다 아기자기하고 여기에 마을 풍경까지 더해지며 더 아늑한 느낌을 들게 한다.

 

라스토케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

본래는 입장료가 없던 곳이지만 꽃보다 누나 방영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방문이 급증해 이제는 입장료가 생겼다. 사실 관광객들은 상인 입장에서 보면 반가운 사람들이지만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음도 유발하고 사유지에 들어오기도 하니 그리 달갑지 않을 텐데 입장료를 받으면 마을 사람들에게도 좋고 관광객들도 지출이야 있겠지만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이 마을에선 플리트비체 못지 않게 시선이 가는 곳곳에 물을 만날 수 있다. 개울이 흐르다가도 연못이 있기도 하고 갑작스레 폭포가 떨어지기도 하며 그 물을 이용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현지 주민인 가이드 분을 따라 다녔는데 이 곳 마을 집값이 비싸다고 했다. 처음에는 유로로 말하다가 한국 사람이 많이 찾아서 따로 알아봤던지 한국어로 십몇억? 이렇게 말씀하셔서 사람들이 놀라면서도 귀여운 한국어에 웃었다.

 

아마 방송에도 종종 나오는 듯 한데 이 마을에는 방앗간이 있다. 우리나라 물레방아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따로 전기를 들이지 않고 오로지 물의 힘만 이용해서 곡식을 빻을 수 있으니 그건 돈이 안 들어가서 좋겠다 싶었다.

 

마을은 전체적으로 목조와 석조가 혼재된 주택 형태를 띄고 있다. 겨울에 쓸 땔감을 모아둔 것 같았는데 보기엔 예쁘지만 저곳에 불이라도 붙으면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게 나마 꾸민 플렌 테리어가 풍취를 더했다. 굳이 너무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자연경관이 워낙 뛰어나니 그것으로 족한 듯 보였다.

 

우리나라에선 태극기를 보기 힘든 편인데 유럽에선 자국 국기를 일반 가정집에서도 잘 걸어 놓는다. 나름의 애국심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관광객이 보기에도 그 나라의 특성이 잘 나타나니 좋다.

 

이 곳의 물소리도 제법 우렁차지만 물소리만 제외하면 참 고요한 마을이다. 이 날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플리트비체에 비하면 사람이 적으니 돌아다니기엔 더 나았다.

 

이 곳의 폭포는 낙차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수량은 풍부하다. 6월이었지만 수온도 몹시 낮아서 손만 갔다대어도 더위가 싹 가실 정도. 

 

이 마을도 작정하고 다니면 예쁜 사진 많이 찍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자유시간은 주어졌지만 역시나 주어진 시간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주어진 시간 안에 바쁘게 움직이며 많은 사진을 남겼다. 패키지를 다니다 보면 늘 시간에 쫓기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면 그 안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고 그렇게 시간을 쥐어 짜낸 덕에 여러 곳을 둘러 볼 수 있으니 짧은 시간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엔 최적화되어 있다. 자유여행이라면 아마 이런 일정이 절대 못 나올 것이다.

 

자유시간이 주어진 덕에 플리트비체에선 제대로 하지 못한 폭포 사진 찍기 연습도 해보았다. 역시 아직은 갈 길이 멀구나를 새삼스레 깨닫던 시간. 장노출 사진은 늘 어렵다.

 

마을 가운데는 이렇게 잔디밭이 있는 공터가 있어서 편히 쉬기에 좋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이 곳 또한 하루 정도 머물면서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사진의 세계는 늘 어렵다 어려워.

유럽의 정원을 보면 화려한 곳도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소박하게 꾸며 놓은 경우가 많다. 특히 일반 가정집에서 그러한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의도야 잘 모르겠지만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선호하는 게 아닐까?

 

그렇게 한두시간쯤 둘러보고 나니 라스토케에서의 일정도 끝나고 말았다. 다음에 들를 곳은 드디어 이번 여행의 종착지이자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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