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패키지 :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여행기

빈티지한 매력이 있는 자그레브

크로아티아 하면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를 필두로 한 멋진 해안 도시를 떠올리기 쉽다. 화려하고 깔끔한 느낌의 아드리아 해변 쪽 도시와 다르게 수도 자그레브는 도리어 낡은 건물이 곳곳에 눈에 띄는 화려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도시이다. 볼거리가 많은 도시는 아니지만 잘 정돈된 서유럽 도시와는 다른 조금은 빈티지한 느낌의 이 도시의 골목을 걷는 것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크로아티아 하면 워낙 아름다운 도시가 많기로 유명하고 앞서 보았던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가 생각 외로 너무나 잘 정돈된 모습을 보여서 자그레브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칠이 벗겨지거나 일부분이 무너지거나 훼손된 건축물이 의외로 많이 있었다.

 

크로아티아 경제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이 곳 주민들의 삶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는 인솔자분의 설명이 확 와 닿는 순간이었다. 굳이 낡은 건물을 일부러 찍지는 않았다. 달리 말하면 사실 그런 건물까지 찍을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자그레브 대성당이다. 자그레브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고딕양식의 성당답게 규모부터 남다르다.

 

건물 외벽은 화려한 장식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다른 유럽 대성당에 비해 규모면이나 장식적인 측면에서 특별히 더 뛰어나다라고는 말 못 하겠다. 유럽 여행 다니다 보면 워낙 대단한 성당들이 많이 나오기에 이 정도면 오히려 평범한(?) 축에 속한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여서 그런지 건물 외벽도 햇빛을 머금어 좀 더 짙은 색감으로 변한듯 했다. 

 

조각상을 찍고 나니 뒤에 한글이?

자그레브 골목길. 확실히 체코 프라하에 비하면 화려하다던지 예쁘다던지 하는 느낌은 덜하다. 크로아티아 일주를 다녀온 사람들 여행기를 보면 대부분 자그레브가 제일 별로였다고 하는데 직접 보니 그 이유를 알 듯했다. 아마 좀 더 머무르면 이 곳도 이 곳 나름의 매력이 충분히 있을 테지만 잠깐 있다가는 여행자를 단번에 사로잡을 만한 매력은 부족한 편이다.

 

자그레브 시내를 여행하다 보면 넥타이샵도 종종 보이고 넥타이 관련된 기념품도 파는 것을 볼 수 있다.(마그네틱이나 열쇠고리에 넥타이가 있다던지 하는) 그 이유는 크로아티아가 넥타이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자그레브에 왔다면 선물로 넥타이를 구매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성 조지의 기마상. 말 아래에 있는 것은 용으로 용을 무찌르고 난 후 지쳐 있는 모습을 표현한 동상이라 한다.

 

이어서 둘러본 곳은 성 마르코 성당. 개인적으로 자그레브 성당보다 더 기억에 남는 성당이다. 타일로 지붕을 예쁘게 장식한 것이 인상적으로 좌측에는 크로아티아 국기가 오른쪽에는 자그레브 시 문장이 표현되어 있다. 

 

이 성마르코 성당 주변으로 전통복을 입은 선남선녀들이 있다. 인솔자분의 설명으로는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미남 미녀들을 선별해서 이렇게 모델로 세워 놓는다 했다. 보통 모르는 사람 사진 찍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나에게는 대놓고 찍어도 되니 자그레브 시의 배려가 감사했다.

 

그리고 사실 여행을 많이 다녀도 전통복장을 입은 사람은 찾기가 힘든데 전통복장까지 입고 있어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동양인 서양인 가리지 않고 이 분들과 사진 찍으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가이드를 따라 이 곳 저 곳 다니다 자그레브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고르니 그라드 언덕에 다다랐다. 지붕 색이 각양각색이라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하면 예쁜 맛은 좀 덜하지만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다.

 

고르니 그라드 언덕에서 내려와 반옐라치치 광장에 다다랐다. 자그레브를 대표하는 광장으로 이 날은 어떤 행사가 있었던지 광장에서 치어리딩도 하고 뭔가 북적북적했다.

 

자그레브에도 전차가 다니는 모양이다. 크로아티아의 느낌과 왠지 잘 어울리는 파란색 전차. 반옐라치치 광장에서 잠깐의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엄마랑 나는 크로아티아 기념품을 사러 바쁘게 돌아다녔다. 이것을 끝으로 2019년 동유럽 패키지 관광일정은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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