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패키지 : 자그레브 공항 텍스 리펀, 바르샤바 공항 수제 햄버거

동유럽 패키지여행 마지막 이야기 - 떠나기 전 마지막 밤은 늘 아쉽다

여행이 끝나갈 때 쯤엔 늘 여러 가지 복잡 미묘한 감정이 실타래처럼 얽혀서 기분이 싱숭생숭해진다. 여기까지 잘해 왔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하고, 좋은 추억 많이 생겨서 기쁘다라는 감정도 있지만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어 조금 더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보통 여행 마지막날 밤에 일찍 잔 일이 거의 없지만 이 날은 그냥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혼자라도 자그레브 시내 나갔다 오라는 엄마의 말에 잠깐 솔깃하긴 했지만 말이다. 자그레브에서 머물렀던 호텔은 굳이 리뷰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규모는 제법 큰데 시설도 그냥 저냥이고 무엇보다 호텔에서 먹은 저녁은 역대급으로 맛 없는 식사 중 하나였다. 동유럽 패키지 여행에서 제일 아쉬운 부분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음식이다. 할 말은 너무 많지만 사실 처음부터 특가로 나온 가격이 말도 안된다 생각했기에 다 저들도 사정이 있어서 이런 식사로 꾸린 것이겠거니 하고 말았다. 그래도 모처럼 작정하고 엄마랑 떠난 여행인데 엄마가 잘 못드시니 그건 좀 속상했던 부분.

 

그냥 자긴 아쉽기도 하고 저녁도 부실했던 탓에 체코에서 샀던 맥주를 개봉했다. 

 

푹자고 일어나니 청명한 자그레브의 하늘이 아침을 맞아주었다. 자그레브 외곽에 위치한 곳이라 옆에 막 운동장이 있고 그랬다.

 


자그레브 공항에서 택스리펀을

택스리펀은 자그레브 공항에서 했다. 우리의 경우 단체 패키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샵들만 돌아다녔기 때문에 해당 가게에서 미리 세금을 제하고 금액을 지불한터라 서류만 제출하고 택스리펀을 적용 받을 수 있었다.

 

공항 택스 리펀하는 곳은 위와 같이 생겼다. 자그레브 공항은 크지 않고 또 탑승권 발급 받는 곳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못 찾기가 오히려 힘들 정도이다. 

 

아무튼 서류 제출하고 택스 리펀 봉투를 이 노란색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된다. 

 

자그레브 공항은 규모도 작은 편이었지만 사람도 많지는 않았다. 깔끔해서 특별히 불편한 것은 없었다. 

 


바르샤바 공항에서 점심 먹고 인천공항으로!

우리는 폴란드항공을 이용했기 때문에 우선 자그레브에서 바르샤바까지 이동을 해야 했다. 이 구간에는 곳곳에 호수와 연못이 많았다. 유달리 호수를 많이 봤던 여행, 하늘 위에서도 맘 껏 볼 수 있었다.

 

유럽풍 건물이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오던 순간. 지금은 스쳐 지나기만 하는 바르샤바, 언제가 여행을 하게 되는 날이 있을까? 

 

이 날 점심이 제공되지 않아서 따로 사먹어야 했는데 차라리 이게 훨씬 나았다. 선정한 메뉴는 수제 햄버거였는데 이 패키지 여행에서 먹은 빵 종류 중 가장 맛있었다. 뭐 그렇다고 특출나게 맛나는건 아니고 그만큼 여행 기간 중 음식이 별로였단 소리다. 

 

그냥 가긴 아쉬우니 맥주 한 잔 시원하게! 

 

바르샤바 공항 환승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일단 냉방 시설이 잘 안 되어 있어서  덥고 앉아 있을 곳이 부족해서 서서 편하게 쉬기가 어렵다. 다만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이나, 비엔나 공항에 비해선 확실히 기념품이라던지 전반적인 물가는 싼 편이라 그거는 좋았다.

 

그리고 다시 바르샤바에서 인천까지 긴  이동시간. 잠이 잘 안와서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중앙아시아인지 몽골 하늘을 지날 때쯤 일출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은 자기 바빠서 못 보았던 비행기에서의 일출!

 

정말 아무것도 없는 초원으로 해가 강렬하게 뜨고 있었다. 저렇게 붉은 해를 본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붉다 못해 검붉은 해가 뜨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니 하늘빛이 몽환적으로 변해 있었다. 벨벳을 하늘에라도 깔아 놓은듯 붉은빛과 보랏빛이 신비롭게 펼쳐져 있었다.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외계 행성을 탐험하는 듯한 기분.

 

마지막 순간에 본 새로운 시작. 타로 카드의 데스 카드가 문득 생각났다. 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나타내기도 하는 데스카드. 아쉬움의 끝에서 막연한 희망을 맛 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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