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근교 관광 : 친퀘테레 몬테로소알마레 마을

친퀘테레에서 가장 큰 마을인 몬테로소알마레

우리가 친퀘테레에서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몬테로소알마레(이하 몬테로소)이다. 몬테로소는 친퀘테레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마을이라 어떤 사람들은 친퀘테레 다운 맛이 없다며 제일 별로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확실히 다른 친퀘테레 마을에 비하면 경이로운 풍광까지는 보여주진 않지만 대신 친퀘테레에서 가장 해변 규모가 큰 편이라 해수욕을 하기엔 좋다.

 

몬테로소 역은 약간 우리나라 정동진역과 비슷한 느낌이라 보면 된다. 역 바로 앞에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다른 친퀘테레 마을에서는 해수욕을 즐길만한 충분한 해변이 없는데 이 곳은 백사장이 제법 길게 뻗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나와 있었다. (다만 이 때는 아직 수온이 낮아서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누가 봐도 캐나다 사람!

 

해변에는 바가 있는데 뭐 술만 파는 것은 아니고 음료나 커피 같은 것들도 팔았다.

 

해변에 자리 잡고 있어서 몬테로소 풍경을 보며 쉬어가기 딱 좋다. 

 

이탈리아까지 와서 커피를 한 번도 안 마셨던 터라 나는 커피를 쿠는 맥주를 시켰다. 레몬소다도 아마 쿠가 시켰던 것 같다. 우리 뒤에는 미국에서 온 여자들이 수다를 엄청 떨었는데 내용이 한 25금쯤 되었다. 우리가 아시안이라 영어를 못 알아들을 거라 생각했는지 폭풍 수다를 이어 나갔는데

 

우리가 있어서 그런가 아시아 남자가 밤에 어떤지에 대해서라던가 각자의 취향이 어떤 건지(......)를 필터링 전혀 없이 내뱉어서 뜨악했다. 근데 그 정도로 크게 떠들었으면 아마 우리 말고 다른 테이블까지 들렸을 듯한데......

 

대략적인 분위기는 이러한데 뭐 썩 좋지는 않다. 그냥 딱 잠시 쉬기에 적당하다.

 

이때가 아마 3월 말인가 4월 초 정도였을 테니 바다에는 전혀 들어갈 생각이 없었고 마을이 제법 크니까 다른 곳도 둘러보자 하며 나섰다. 일단 이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언덕까지 가보기로 했다.

 

유럽에서 해변을 걸어본 것은 2012년 때 안개가 자욱한 네덜란드 바닷가 이후로 처음이었다. (베네치아는 의외로 백사장이 있는 해변을 찾기가 힘들었다) 네덜란드의 해변은 북해에 접하고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황량하기까지 한 느낌이었는데 확실히 지중해 쪽 해변이 더 예쁘긴 하다.

 

길을 걷다 소란스러워서 보니 딱 사진 찍기도 좋고 어쩐지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은 바위가 해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그냥 귀찮아서 멀리서 눈으로만 풍경을 담았다.

 

몬테로소는 다른 친퀘테레 마을에 비하면 좀 평이한 바닷가 풍경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곳은 아니다. 그리고 마을 규모가 가장 큰 편이기 때문에 친퀘테레에서 숙박을 한다면 몬테로소가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마을이 커야 편의시설이라던가 식당 같은 것들이 많으니 말이다. 

 

그냥 마음 편히 둘러보기 좋은 곳. 늦잠을 자고 난 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 느릿느릿 걸어 다니기 좋은 곳이 몬테로소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것들이 눈길을 끈다. 

 

언덕을 올라갈 때는 뭐 딱히 특별한 풍경이 없었는데 언덕을 넘어서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이어진다. 언덕 너머로도 마을이 이어져 있었던 것! 역 근처 해변보다는 길이가 짧지만 언덕 너머에도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언덕 너머 쪽 마을도 딱히 특별하게 볼거리가 있진 않았다. 그냥 발길 가는 대로 골목골목을 보는 재미 정도?

돌아가는 길에 알았는데 꼭 언덕을 넘지 않아도 다니기 편하라고 이렇게 터널을 뚫어 놓았다. 살짝 허탈하긴 했지만 언덕을 올라갔던 덕에 멋진 뷰를 볼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이렇게 해서 몬테로소를 끝으로 친퀘테레 당일치기 여행은 끝이 나게 된다. 

 

이탈리아의 후진 교통 시스템 - 솔직히 말해 관광객 삥 뜯기 용 아냐?

물론 알고는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열차를 타기 전에 꼭 펀칭을 해야 한다라는 것을. 근데 이 날은 인후염으로 몸 상태가 안 좋기도 했고 많이 돌아다닌 터라 여러모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 라스페치아에서 피렌체로 돌아가는 열차를 탈 때 펀칭을 했어야 했지만 친퀘테레 마을 간을 열차로 이동할 때 친퀘테레 패스가 있었으므로 펀칭을 안 했던 것도 있고

 

너무 피곤해서 열차에 빨리 앉아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서 펀칭을 하지 않고 탑승을 했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건 옆자리에 앉은 미국인 부부가 가다가 갑자기 열차에서 내려서 펀칭을 하고 오는 걸 보고는 우리도 안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열차가 얼마나 정차할지도 모르니 중간에 내려서 찍고 오는 것은 위험해 보였고 이탈리아에서 검표를 하는 것을 못 보기도 한 데다 이 날은 또 휴일이라 애들이 휴일까지 검표를 하겠냐는 생각이 들어 그냥 일단 갔다. 그러나 평소에 안 하던 검표를 이 날은 휴일이라 오히려 했나 보다.

 

제대로 딱 걸렸다. 후기 보면 뭐 실랑이를 해서 안 냈다는 경우도 있고 끝까지 못 알아 듣는 척도 해서 안냈다는 경우도 봤는데 일단 난 몸이 아파서 실랑이 자체를 하기 싫었다. 

 

검표원은 안내문을 들고 다녔는데 일본어를 찍어서 나에게 보여줬다. 거기서 이미 한번 확 짜증이 났는데 옆에 있던 미국인 부부는 자기들은 중간에 펀칭을 하고 와서 벌금을 안 물어도 됐던 게 아주 신이 났던지 우리의 불행을 빌미 삼아 옆에서 엄청 웃어대고 있었다. 

 

아무튼 내가 그냥 별 말없이 벌금 내겠다고 하자 그나마 쿠와 나 두 사람 모두가 아닌 한 사람 만의 벌금을 받긴 했다. 근데 내가 가장 이해 안 됐던 건 라스페치아에서 기차표를 티켓 머신을 통해 발권을 할 때, 날짜, 시간, 좌석까지 모두 지정을 했다는 것이다.

 

시간이라도 지정을 안 했으면 펀칭 안 한 것은 확실히 문제의 소지가 있는데 열차 시간까지 다 지정한 마당에 왜 꼭 펀칭을 해야 할까? 단순히 무임승차를 가려내기 위함이 정말 맞는 걸까? 아무리 봐도 이건 현지 교통 사정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로부터 돈을 갈취하는 행위로 밖에는 안 보였다. 

 

아직도 그 상태인지는 모르겠다. 근데 웃긴 것은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발권한 것은 그냥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거나 표를 프린팅 한 것만 보여주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합리적 기준이나 방법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냥 로마가 있는 나라에 갔으니 그 나라 법을 따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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