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트램을 타고 프라도 터미널로 짧은 세비야 일정의 마지막 날 아침. 이전 포스팅에서 스페인 광장을 간 것부터 올렸는데 그전에 프라도 버스 터미널로 가야 했다. 이 날은 세비야에서 론다를 가야 했기에 프라도 터미널로 가서 론다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예매해야 했다. 마침 숙소 근처에서 프라도 버스 터미널로 가는 트램이 있었기에 아침 일찍 트램 정류장으로 나섰다. 세비야는 도시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어서 지하철 노선도 현재는 단 하나뿐이고(2022년에 3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트램도 한 노선이 있다. 그마저 트램 규모도 매우 아담한 편이라 2km 길이의 노선이고 정류장은 고작 5개소이다. 트램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해서 정류장에 있는 티켓머신에서 표를 사면 된다. 어째서 이런 사진만 남아 있는지는 모..
야경만큼 주경도 멋진 세비야 스페인 광장 이 날은 세비야에서 론다로 넘어가는 날이라 아침 일찍 프라도 터미널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다시 한번 스페인 광장을 둘러보기 위해 서둘렀다. 종일 흐리고 비가 왔던 전날과 달리 세비야를 떠나야 했던 이 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몹시도 화창했다. 밤에 왔을 때는 몰랐는데 연못에는 물고기가 바글바글 했다. 그리고 밤에 왔을 때와는 또 다르게 마차도 있었다. 아마 꽃보다 할배에서 배우분들이 마차를 탔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마차였나 보다. 바퀴 휠이 노란색이라 쨍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가 있을 것 같은 마차지만 마차 주변으로는 말의 분뇨로 인한 악취가 심한 편이다. 연못에 물고기가 많으니 오리도 자연스레 같이 있나 보다. 스페인 광장에서 놀랐던 것은 이런 벤치마..
세비야 플라멩코 박물관을 가다 세비야 대성당과 알카사르까지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다니다 보니 슬슬 다리가 아파왔다. 좀 더 도시를 둘러볼까 하다 비 오는 날에는 컨디션이 안 좋기도 하고 체력적인 소모가 컸던 탓에 플라멩코 공연을 보는 것을 끝으로 이 날의 일정을 마무리하려 했다. 스페인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몇 가지 있겠지만 플라멩코 또한 결코 빠질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특히나 플라멩코의 기원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이니 기왕 플라멩코 공연을 본다면 세비야에서 보고 싶었다. 다만 내가 플라멩코 공연에 대해 만족할 것 같다는 확신은 없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싶지는 않았고 다행히 세비야 플라멩코 박물관에 가면 비교적 저렴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있다 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세비야 알카사르 : 이슬람 궁전과 화려한 정원이 있는 곳 세비야 대성당을 보고 나서 거리로 나왔다. 낮에 보니 세비야 길거리는 확실히 여태껏 내가 봐왔던 다른 유럽 도시와는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페인에는, 그리고 그중에서도 스페인 남쪽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이슬람과 관련된 유적들이 꽤 있다. 지리적 특성상 지브롤터 해협을 두고 북아프리카 지역과 마주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북아프리카에 거주하고 있던 무어인은 이베리아 반도로 진출하게 된다. 스페인 가톨릭교 세력의 국권회복 운동인 레콩키스타는 이베리아 반도 북부에서 시작되어 이베리아 반도 땅에서 이슬람을 몰아내기까지 무려 7세기 반이라는 시간이나 필요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동안 이슬람 국가가 이베리아 반도 땅에서 군림하고 있었으니 스페인 각지에..
고야와 콜럼버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세비야 대성당 이미 이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왔을 때 수많은 성당을 다녀왔던 터라 2016년도 유럽여행에선 최대한 성당을 배제한 루트를 계획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두 성당이 있었으니 하나는 세비야 대성당이고, 다른 하나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였다. 많은 유럽 성당을 봤지만 세비야 대성당은 광각렌즈로도 그 위용을 다 담기 어려운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세비야 대성당에 가보고 싶었던 것은 꼭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비야를 대표하는 관광지여서 그런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저 당시 가격은 9유로였는데 지금은 10유로로 오른듯 하다. 세비야 대성당 홈페이지에 가보면 600여 점이 넘는 미술품을 보유하..
어쩌다 감자 파티해버린 메뉴 델 디아 도전기 2016년 4월 4일. 스페인에서의 첫 아침은 비와 함께 시작되었다. 뜻하지도 않게 남은 일정을 혼자 소화하게 돼서 기분도 썩 그리 좋지 않은데 비까지 내리니 더 우울한 아침이었다. 하지만 남은 일정이 20여 일이 넘게 남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평소 여행할 때보다는 조금 느지막이 나선 이날엔 우선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 했다. 스페인은 혼자 다니는 여행자도 충분히 식도락 여행이 가능한 게 전날 저녁에 먹었던 타파스가 있기도 하지만 점심때가 되면 전식과 본식이 세트로 구성되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메뉴 델 디아라는 특유의 런치 세트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구글맵을 뒤적거리며 근처에서 괜찮은 식당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세비야 대성당 인근의 ..
세비야 야경의 진수 스페인광장 세비야 대성당부터 스페인광장까지 걸어가기로 한 것은 확실히 잘못된 선택이긴 했다. 스페인광장 입구에 다다를 무렵에는 괜히 오밤중에 고생만 하는 것 같아 솔직히 후회됐었다. 하지만 후회가 환희로 바뀌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눈앞엔 바로 아래와 같은 황홀한 야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때론 명성이 너무 높은 곳을 가면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니 명성만큼만 보여줘도 다행이다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스페인광장의 야경을 두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을 뿐만 아니라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1929년 에스파냐 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생각보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대서양을 연상시키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