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는 해가 저무는 순간에도, 해가 진 후에도 강렬하다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 산책을 나왔다. 첫날 호텔에서 봤던 노을은 뭔가 아쉬웠기 때문에 둘째 날에는 뷰포인트에서 노을을 감상하기로 했다. 론다 노을 뷰포인트 : 알라메다 델 타호(Alameda del Tajo) 공원 첫째날 도착하자마자 둘러보았던 알라메다 델 타호 공원은 론다의 대표적인 노을 감상지이다. 절벽 밑으로 펼쳐진 초원과 산 너머로 지는 노을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근데 노을은 확실히 바다가 있어야 더 멋있다. 첫날 호텔에서 봤던 노을 보다야 좋았지만 우리나라에 노을 명소가 훨씬 더 강렬하다. 노을 자체로는 그냥 그렇지만 절벽 풍경을 보면 또 느낌이 달라진다. 론다의 노을은 강렬하기 보다는 은은한 편이다. 벤치에 앉아서 책 ..
KTX-이음 타고 다녀온 강릉 정동진 해변 정동진은 일출 명소로 유명하고 특히나 정동진역이 바다와 매우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KTX 개통 이전에는 코레일에서 청량리에서 밤에 출발해 정동진에 새벽에 도착하는 열차가 있었을 정도로 일찌감치 동해안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지난 2020년 KTX-이음 개통으로 지금은 일출 시간에 맞춘 열차는 더이상 볼 순 없지만 청량리 역에서 과거 6~8시간대 걸리던 소요시간은 대폭 단축되어 청량리가 아닌 서울역에서도 2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서울에서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동해안 해수욕장이 되었다. 소요시간이 대폭 단축된 덕분에 정동진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도 가능해졌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이라는 기네스북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곳 답게 정..
세비야 야경의 진수 스페인광장 세비야 대성당부터 스페인광장까지 걸어가기로 한 것은 확실히 잘못된 선택이긴 했다. 스페인광장 입구에 다다를 무렵에는 괜히 오밤중에 고생만 하는 것 같아 솔직히 후회됐었다. 하지만 후회가 환희로 바뀌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눈앞엔 바로 아래와 같은 황홀한 야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때론 명성이 너무 높은 곳을 가면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니 명성만큼만 보여줘도 다행이다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스페인광장의 야경을 두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을 뿐만 아니라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1929년 에스파냐 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생각보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대서양을 연상시키라도 ..
혼자서도 다양하게 먹어 볼 수 있는 타파스 혼자 하는 여행에서 늘 아쉬운 것은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만큼은 혼자 다녀도 충분히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스페인 식문화 두 가지를 꼽아 보라면 타파스와 메뉴 델 디아 두 개를 꼽을 수 있다. 세비야에 늦게 도착해 짐을 대충 풀고 배가 너무 고파 근처에 아무 식당이나 가려고 어슬렁 어슬렁 거렸다. 초행길이라 딱히 마땅히 끌리는 곳이 없을 때쯤 타파로도 주문이 가능하고 분위기도 적당한 식당이 보여서 들어갔다. 내가 갔던 곳은 Pepe Hillo라고 투우장 근처에 있는 식당이었다. 똑같은 메뉴라도 타파(TAPA)와 디쉬(DISH)의 가격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타파의 경우 소량으로 다양하게 먹어 볼 수 ..
우아한 피렌체의 야경 피렌체는 야경으로 유명한 도시는 아니다. 쨍하고 화려한 느낌의 야경 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다. 대신 피렌체 만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매력의 야경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미켈란젤로 언덕은 피렌체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도시의 조명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다 감탄을 했다. 이 곳에서 야경을 본다면 가장 좋은 뷰는 바로 이 각도일 것이다. 아르노강과 베키오 다리, 두오모가 함께 담기는 이 풍경 말이다. 이 것 저 것 카메라 설정을 바꿔가며 촬영을 했다. 실제와 가장 가까운 느낌은 이 정도라 보면 된다. 건물이 워낙 멋있다 보니 조명은 그저 거들기만 하는 느낌. 다른 커플 분께서 사진을 찍어달라 요청하셨고 센스 있게 우리도 찍어주겠다 하셔서..
AL TEATRO GOLDONI에서 저녁을 기내식과 아점으로 먹었던 파니니 정도를 제외하면 이 날 제대로 먹은 것이 없었기에 밥을 우선 먹기로 했다. 리알토 다리가 공사만 안 했다면 아마 조금 더 늦게 밥을 먹었겠지만, 리알토 다리 투어가 완벽하게 실패하며 조금 더 빨리 허기를 면할 수 있었다. 2016년 유럽여행 중 유럽에서 제대로 된 첫 식사. 늘상 먹던 맥주 대신 이 날은 유럽 분위기 좀 더 낸다고 와인을 시켰다. 파스타를 좋아하던 쿠는 본토 파스타를 꼭 먹어보고 싶다 했는데 이 곳에서 소원을 이루게 된다. 미트볼이 원하던 맛은 아니라 했고 약간 짠 것이 단점이라 했지만 먹을만하다 했다. 나는 해물 리조토를 시켰는데 해물이 적은 것이 아쉬웠지만 맛잇겠 먹었다. 베니스 와서 입도 못 댈 만큼 짠 음식..
충분히 즐기고 온 홍콩 야경 홍콩은 유럽을 가는 길에 잠시 경유하는 도시였지만 그래도 오전에 도착해서 밤 중에 출발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둘러볼 시간은 충분했다. 따라서 홍콩 야경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는데 역시 홍콩은 두말 할 것 없이 야경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샤워하러 수영장에? 경유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였던 것은 샤워였다. 하루 종일 관광을 하고 다시 장거리 비행을 하기엔 뭔가 꿉꿉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공항 내 라운지 샤워시설을 이용은 할 수 있겠지만 몇가지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 일단 샤워실이 많지 않아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라운지 이용요금이 40달러 이상이라 단순히 샤워만 하기엔 가격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찾은 대..
타이베이 밤 거리를 거닐다 예스지 택시투어를 마치고 타이베이 시내로 복귀하니 저녁 시간이 되었다. 짧은 대만 여행의 마지막 밤이기도 하고 출출하기도 해서 밖으로 나섰다. 시먼딩 일대는 밤에도 활기차다. 각종 먹을 것이 즐비해서 이 것 저 것 눈요기하면서 가기도 좋다. 다만 이 날 우리는 딱히 마땅한 저녁거리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슬슬 피로가 몰려 왔다. 그 때 발견한 노점!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였는데 허기를 면하기엔 괜찮겠다 싶어서 시켰다. 부부가 운영하시는 가게였는데 남편분은 조금 말이 없으시고 부인분은 친절하셨던 기억이 난다. 훈제 치킨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대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먹은게 아니라 아쉽긴 했지만 맛만 있으면야 상관 없긴 하다. 그렇게 시먼딩 일대..
하나만 모시긴 그래서 다 모셔봤어, 타이베이 대표 사원 용산사 한 종교적 건물에 세개의 종교를 모신 곳이 있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으로 꼽히는 룽산스(용산사)가 그 주인공이다. 불교와 도교, 유교의 신을 모신 곳으로 그야 말로 종교 대통합을 이룬 곳이다. 세 종교의 신을 모신 만큼 규모부터가 먼저 들렸던 도교 사원 행천궁에 비하면 장대하다. 그러니 찾아오는 이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배부르게 훠궈를 먹고 길을 나섰다. 2016년 대만 여행에선 비를 참 자주 만났다. 여행에서 누가 비를 맞고 싶을까? 걷기 불편해, 사진 찍기 불편해, 꿉꿉해. 다닐 때는 별로지만 수분을 머금은 도시 풍경은 평소보다 예쁘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엔 불편하지만 잘만 건지면 평소보다 예쁜 사진이 나온다. 이래서 수분크림..
해질녘 비엔나 거리 풍경은 우아하다. 비엔나에는 스페인 승마학교가 있습니다. 스페인 말의 품종이 뛰어난 탓에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승마학교를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유럽에서 마차가 특이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역사를 가진 탓에 비엔나에서도 관광객들을 위한 마차가 다니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스페인 승마학교에서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호프부르크 왕궁 중정에는 마리아테레지아의 남편 프란츠 1세의 동상이 있습니다. 이곳도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는 포토 스팟으로 유명하죠. 중정에는 카페가 있었는데 장미가 예뻐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비엔나 곳곳에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많습니다. 호프부르크 왕궁의 통로를 빠져 나오면 미하엘 광장과 연결되어 있고 미하엘 광장과 면한 곳의 조각상들도 상당히 강렬한 포..
여수밤바다 이미 진부해져 버린 표현이 되었지만 여수하면 밤바다가 절로 생각 날 수 밖에 없다. 가수의 힘으로, 노래의 힘으로 아련하게 멀어지는듯 했던 여수는 많은 사람들이 노래 가사의 낭만을 따라 찾아드는 곳으로 변모했다. 그에 부응하듯 여수에서는 지방중소 도시 답지 않은 화려한 야경이 사람들을 맞아준다. 오동도는 밤에 보아도 아름답다 여수는 이미 몇 번 방문한 곳이다. 내일로 여행때 오동도를 방문 했었는데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여행 때에는 패스했지만 여수 여행에 있어 오동도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코스 같은 곳 중 한 곳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여수 앞바다의 작은섬인 오동도를 들어가는 것은 신비의 숲에 문을 두드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낮에 본 오동도도 인상 깊었었지만 밤에 ..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시 잘츠부르크엔 음악이 흐른다. 너무 쾌창한 날씨에 잘츠카머구트를 떠나게 되서 아쉬웠지만 잘츠부르크에 도착하니 새 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잘츠부르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잘츠부르크 음악제가 열린다. 우리에겐 유럽의 그리 크지 않은 오스트리아의 지방도시가 좀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럴만한 충분한 배경이 있다. 일단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을 정도로 모차르트 관련된 것들이 많다. 여기에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 배경이 되는 도시로 음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힘이 있다 할 수 있다. 음표 같은 느낌의 미라벨 정원 잘츠부르크를 걷다가 갑자기 도레미송이 간간히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 장소였던 미라벨 정원. 어린시절 이후 잘 꺼내지 않던 도레미송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