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만큼 주경도 멋진 세비야 스페인 광장 이 날은 세비야에서 론다로 넘어가는 날이라 아침 일찍 프라도 터미널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다시 한번 스페인 광장을 둘러보기 위해 서둘렀다. 종일 흐리고 비가 왔던 전날과 달리 세비야를 떠나야 했던 이 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몹시도 화창했다. 밤에 왔을 때는 몰랐는데 연못에는 물고기가 바글바글 했다. 그리고 밤에 왔을 때와는 또 다르게 마차도 있었다. 아마 꽃보다 할배에서 배우분들이 마차를 탔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마차였나 보다. 바퀴 휠이 노란색이라 쨍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가 있을 것 같은 마차지만 마차 주변으로는 말의 분뇨로 인한 악취가 심한 편이다. 연못에 물고기가 많으니 오리도 자연스레 같이 있나 보다. 스페인 광장에서 놀랐던 것은 이런 벤치마..
세비야 플라멩코 박물관을 가다 세비야 대성당과 알카사르까지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다니다 보니 슬슬 다리가 아파왔다. 좀 더 도시를 둘러볼까 하다 비 오는 날에는 컨디션이 안 좋기도 하고 체력적인 소모가 컸던 탓에 플라멩코 공연을 보는 것을 끝으로 이 날의 일정을 마무리하려 했다. 스페인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몇 가지 있겠지만 플라멩코 또한 결코 빠질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특히나 플라멩코의 기원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이니 기왕 플라멩코 공연을 본다면 세비야에서 보고 싶었다. 다만 내가 플라멩코 공연에 대해 만족할 것 같다는 확신은 없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싶지는 않았고 다행히 세비야 플라멩코 박물관에 가면 비교적 저렴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있다 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세비야 알카사르 : 이슬람 궁전과 화려한 정원이 있는 곳 세비야 대성당을 보고 나서 거리로 나왔다. 낮에 보니 세비야 길거리는 확실히 여태껏 내가 봐왔던 다른 유럽 도시와는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페인에는, 그리고 그중에서도 스페인 남쪽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이슬람과 관련된 유적들이 꽤 있다. 지리적 특성상 지브롤터 해협을 두고 북아프리카 지역과 마주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북아프리카에 거주하고 있던 무어인은 이베리아 반도로 진출하게 된다. 스페인 가톨릭교 세력의 국권회복 운동인 레콩키스타는 이베리아 반도 북부에서 시작되어 이베리아 반도 땅에서 이슬람을 몰아내기까지 무려 7세기 반이라는 시간이나 필요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동안 이슬람 국가가 이베리아 반도 땅에서 군림하고 있었으니 스페인 각지에..
고야와 콜럼버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세비야 대성당 이미 이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왔을 때 수많은 성당을 다녀왔던 터라 2016년도 유럽여행에선 최대한 성당을 배제한 루트를 계획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두 성당이 있었으니 하나는 세비야 대성당이고, 다른 하나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였다. 많은 유럽 성당을 봤지만 세비야 대성당은 광각렌즈로도 그 위용을 다 담기 어려운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세비야 대성당에 가보고 싶었던 것은 꼭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비야를 대표하는 관광지여서 그런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저 당시 가격은 9유로였는데 지금은 10유로로 오른듯 하다. 세비야 대성당 홈페이지에 가보면 600여 점이 넘는 미술품을 보유하..
어쩌다 감자 파티해버린 메뉴 델 디아 도전기 2016년 4월 4일. 스페인에서의 첫 아침은 비와 함께 시작되었다. 뜻하지도 않게 남은 일정을 혼자 소화하게 돼서 기분도 썩 그리 좋지 않은데 비까지 내리니 더 우울한 아침이었다. 하지만 남은 일정이 20여 일이 넘게 남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평소 여행할 때보다는 조금 느지막이 나선 이날엔 우선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 했다. 스페인은 혼자 다니는 여행자도 충분히 식도락 여행이 가능한 게 전날 저녁에 먹었던 타파스가 있기도 하지만 점심때가 되면 전식과 본식이 세트로 구성되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메뉴 델 디아라는 특유의 런치 세트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구글맵을 뒤적거리며 근처에서 괜찮은 식당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세비야 대성당 인근의 ..
세비야 야경의 진수 스페인광장 세비야 대성당부터 스페인광장까지 걸어가기로 한 것은 확실히 잘못된 선택이긴 했다. 스페인광장 입구에 다다를 무렵에는 괜히 오밤중에 고생만 하는 것 같아 솔직히 후회됐었다. 하지만 후회가 환희로 바뀌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눈앞엔 바로 아래와 같은 황홀한 야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때론 명성이 너무 높은 곳을 가면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니 명성만큼만 보여줘도 다행이다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스페인광장의 야경을 두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을 뿐만 아니라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1929년 에스파냐 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생각보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대서양을 연상시키라도 ..
혼자서도 다양하게 먹어 볼 수 있는 타파스 혼자 하는 여행에서 늘 아쉬운 것은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만큼은 혼자 다녀도 충분히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스페인 식문화 두 가지를 꼽아 보라면 타파스와 메뉴 델 디아 두 개를 꼽을 수 있다. 세비야에 늦게 도착해 짐을 대충 풀고 배가 너무 고파 근처에 아무 식당이나 가려고 어슬렁 어슬렁 거렸다. 초행길이라 딱히 마땅히 끌리는 곳이 없을 때쯤 타파로도 주문이 가능하고 분위기도 적당한 식당이 보여서 들어갔다. 내가 갔던 곳은 Pepe Hillo라고 투우장 근처에 있는 식당이었다. 똑같은 메뉴라도 타파(TAPA)와 디쉬(DISH)의 가격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타파의 경우 소량으로 다양하게 먹어 볼 수 ..
안녕 가을, 11월 초 부석사 풍경 지난 포스팅에 이어 부석사 여행기를 계속해서 올린다. 계속해서 올라가기만 했던 길도 어느새 다시 내려가야 할 순간이 왔다. 올려다보는 풍경과 내려다보는 풍경은 또 다르다. 이전과는 다르게 탁 트인 풍경이 들어온다. 해외 유명 관광지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 고풍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딱 이 맘 때가 자연이 가장 다채롭게 색을 보여줄 수 있는 때가 아닌가 싶다. 물론 봄철에 꽃이 만개했을 때도 다양한 색의 향연을 볼 수 있지만 색의 진득함으로 따지자면 가을에 비할바가 못된다. 잎마저 다 떨어진 감나무에는 새를 위해 남겨둔 감이 몇 개 달려 있다. 다른 생명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씨가 착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석탑 하부에는 동자승상을 모셔 놓기도 하고, 석탑 앞에는 작..
신라시대에 건립된 고찰 영주 부석사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 위치한 부석사는 천년고찰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곳이다. 그 역사가 무려 1,300년도 더 거슬러 올라가 676년에 건립되었다. 부석사를 창건한 이는 의상대사이다. 그는 당나라에서 화엄종을 배워서 돌아와 10여 개의 사찰을 건립했는데 그중에 한 곳이 부석사인 것이다. 11월 초 방문했던 영주 지역은 다른 곳은 대부분 단풍이 져서 아쉬움이 가득했다. 유일하게 부석면 지역 일대에만 단풍이 좀 남아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부석사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편이었다. 부석사를 비롯해서 영주시 지역에서 흔하게 가로수로 볼 수 있는 것이 은행 나무인데 은행잎은 이미 거의 다 떨어진 터라 아쉬웠다. 한주만 일찍 방문했어도 장관이었을 풍경일 것이다. 부석사 경내로 본격적..
산골 밥상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영주 부석사 앞 맛집 자미가 2016년에 영주 여행을 갔을 때 맛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 초점이 죄다 나가서 포스팅을 못한 비운의 맛집이 있다. 바로 영주의 대표적 관광지 부석사 앞에 있는 자미가라는 식당이었다. 4년이 지나 친구들이 아닌 어머니와 함께 부석사를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반가운 맛집을 다시 찾아볼 수 있었다. 부석사 주차장 앞에 큰 규모로 있기 때문에 찾기는 어렵지가 않다. 청국장 명인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걸 보니 청국장이 가장 자신 있나 보다. 내부는 굉장히 넓은 편이다. 관광지 앞에 큰 식당. 딱 맛 없기 좋은 조건으로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가격표는 이러한데 메뉴 선택을 망설이면 직원 분이 와서 산들정식으로 추천을 해주신다. 도토리묵과 고등어구..
합리적인 가격이 돋보이는 영주 소백산 능이버섯칼국수 영주에서 맛집을 찾다가 평이 나름 괜찮아 보이는 집이 있어서 선택한 곳이 풍기읍에 위치한 영주소백산 능이버섯칼국수 집이었다. 일단 외관만 보면 다소 평이해 보이는 인테리어 같아 보이지만 내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일반 능이버섯 칼국수 6,500원 얼큰으로는 7,000원. 전반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나저나 다른 재료는 다 국내산이 보이는데 능이버섯 원산지는 보이지 않는다. 대강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내부 인테리어는 서울 피맛골의 예전 느낌이 나는 뭔가 투박하면서 옛스런 모습이다. 벽에는 이 집을 다녀간 손님들이 적은 글귀로 빼곡하게 차 있는데 2008년도 글귀도 있는 걸 보면 나름 역사가 오래된 집인 듯..
피사(피렌체)에서 세비야 저가항공 이용 : 라이언에어 이탈리아 다음 일정은 스페인이었다. 피렌체에도 공항은 있지만 규모가 작은 편이라 보통 규모가 좀 더 큰 피사 공항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피사 공항의 정식 명칭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공항이다. 공항 이름만으로도 도시를 홍보하는 느낌이었다. 피렌체 공항보다는 규모가 큰 편이라지만 피사 공항도 그렇게 규모가 큰 공항은 아니다.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갈 때 보통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하는데 대표적으로 많이 이용하는게 라이언에어와 부엘링 항공 등이 있다. 특별히 큰 차이는 없으니 가장 싼 것으로 예매하면 된다. 피사 공항은 규모는 작은데 사람은 많다. 절대적으로 앉아 있을 자리가 부족하다. 유럽의 저가항공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라이언에어. 더블린에..